표준연, 양자 한계 수준 정밀도 가진 길이 측정 시스템 개발

뉴스1       2025.07.04 09:04   수정 : 2025.07.04 09:04기사원문

광 주파수 빗 분광 간섭계 기반 절대길이 측정 시스템 모식도(표준연 제공) /뉴스1


(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은 양자물리학이 허용하는 한계 수준의 정밀도를 갖는 길이 측정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4일 밝혔다.

현재 가장 정확한 길이 측정 장비는 1m의 기준이 되는 '길이측정표준기'다. KRISS를 비롯한 세계 각국의 측정표준 대표기관이 운용하고 있는 길이측정표준기는 단파장 레이저 간섭계를 이용해 길이를 측정한다.

단파장 레이저는 눈금이 촘촘한 자처럼 파장이 매우 고르게 분포돼있어 1~10나노미터(㎚) 수준의 정밀한 측정이 가능하다.

하지만 단파장 레이저의 파장 범위(스펙트럼)가 좁아 한 번에 측정 가능한 길이가 매우 제한적이고 시간·공간적 제약이 크다.

빛(펄스)을 쏘고 되돌아오는 시간으로 길이를 측정하는 절대길이 측정 시스템은 정밀도는 떨어지지만 긴 거리를 한번에 측정할 수 있다.

KRISS 길이형상측정그룹은 '광 주파수 빗(Optical Frequency Comb) 간섭계'를 이용해 절대길이 측정 시스템의 정밀도를 길이측정표준기 수준으로 높이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절대길이 측정 시스템에 광 주파수 빗 간섭계를 적용하는 방식을 고안했다. 기존 간섭계의 광원들과 달리 광 주파수 빗은 파장 범위가 넓으면서도 파장의 배열은 매우 일정한 간격으로 정돈되어 있어 긴 거리도 한 번에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다.

개발한 '광 주파수 빗 분광 간섭계 기반 절대길이 측정 시스템'은 길이측정표준기의 정밀도와 절대길이 측정 시스템의 간편함을 고루 갖췄다. 시스템의 정밀도는 0.34나노미터로 현존 장비 중 최고 수준이자 양자물리학에서 도달 가능한 한계 수준이다.

측정 속도는 25마이크로초(μs)로 야외 환경에서 구동할 수 있을 만큼 빠르고 간편해 국내 첨단 산업 현장의 길이 측정 정밀도를 한층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시스템을 차세대 길이측정표준기로 등재할 수 있도록 장비의 측정 불확도를 평가하고 성능을 지속 개선하는 등 후속 연구를 이어갈 예정이다.

장윤수 선임연구원은 "AI반도체·양자기술 등 미래 산업의 경쟁력은 나노미터 단위의 거리를 정확히 측정하고 제어할 수 있는지에 달렸다"며 "이번 성과는 우리나라가 차세대 길이표준을 제시하는 선도국으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광학 분야 국제 학술지 '레이저 앤 포토닉스 리뷰(Laser&Photonics Review)'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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