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 정책 총괄 방한 “명확한 라이선스 체계 갖춰야”

파이낸셜뉴스       2025.07.04 16:41   수정 : 2025.07.04 17:47기사원문
리플 글로벌 정책 공동총괄 라훌 아드바니 방한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과 가상자산정책 논의





[파이낸셜뉴스] “가상자산 규율 등 산업 정책 관련 싱가포르와 홍콩은 명확한 라이선스 체계, 강력한 컴플라이언스 기준, 업계와의 지속적인 협업을 기반으로 제도를 설계하는 데 성공했다.”

최근 전격 방한해 여당 의원 등을 만난 리플의 글로벌 정책 공동총괄 라훌 아드바니( 사진)는 4일 파이낸셜뉴스와 서면인터뷰에서 “가상자산 관련 각국의 규제 격차는 자본 및 인재 유출, 국경 간 컴플라이언스 마찰, 소비자 보호 관련 일관성 저해 등 다양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전역의 가상자산 규제 프레임워크를 비슷한 수준으로 이루는 것이 핵심 과제라는 설명이다.

아드바니 총괄은 싱가포르를 기반으로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가상자산과 관련, 규제 당국 및 정책 입안자들과의 협업을 총괄하고 있다. 또 싱가포르 블록체인 협회 산하 스테이블코인 및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 소위원회 위원장도 맡고 있다.

지난달 12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토크노미코리아 2025’에서 ‘실물연계자산(RWA)과 스테이블코인 등을 둘러싼 주요 기회와 과제’를 주제로 강연해 이목을 집중시켰던 그는 디지털금융 기술기업 피니버스 초청으로 방한했다. 아드바니 총괄은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과 면담을 갖고 가상자산 산업 성장을 위한 정책 방안들을 제시했다. 특히 결제·정산 등 실물경제에서의 스테이블코인 활용 가능성과 이를 뒷받침할 제도에 대해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은 아드바니 총괄과의 사전 일문일답.

―싱가포르 등이 진보적 규제를 도입한 좋은 사례라고 평가받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정책들이 효과적이었나.

▲싱가포르와 홍콩의 디지털 자산 규제 리더십은 매우 선제적인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 두 지역은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서 블록체인 기술이 기존 금융 시스템과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을지 정의하기 위해 빠르게 움직였고, 그 결과 기관 채택까지 가능했다. 또 싱가포르통화청(MAS)이 추진 중인 단계적 라이선스 체계와 스테이블코인 규제 프레임워크는 원칙에 따른 접근 방식을 보여준다. 홍콩도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에 대한 라이선스 제도를 도입하고 스테이블코인 감독 계획을 구체화함으로써 시장 참여자들에게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있다. 즉 디지털 자산 산업을 고립된 분야로 다루며 실물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한하지 않고, 은행 서비스 및 상호운용성 측면에서 통합적으로 접근하며 생태계 자체를 위한 투자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MAS가 디지털 결제 토큰(DPT) 서비스 제공업체에 대한 규제를 확대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자에 대한 요구사항에 대한 평가는.

▲MAS는 스테이블코인 규제에 있어 혁신을 촉진하는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으며, 로컬 발행 단일통화 스테이블코인(SCS)과 비로컬 발행 스테이블코인 간의 규제 구분을 명확하게 설정했다. SCS의 경우에는 전액 예치금 확보, 적시 상환, 투명성 같은 MAS의 제안 요건이 리스크 완화와 혁신 사이에서 균형을 잘 이뤄 가치 안정성과 소비자 보호를 보장하는 데 기여한다. 비로컬 발행 스테이블코인도 가치 안정성 요건의 적용 대상은 아니지만 여전히 DPT 규제 체계의 적용을 받는다. 특히 자금세탁방지(AML)와 테러자금조달방지(CFT) 요건, 소비자 보호, 시장 건전성에 대한 최소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또 해외 발행 스테이블코인의 순환과 활용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엄격한 발행 기준과 동시에 글로벌 사업자가 상호운용성과 개방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균형 있게 설계된 규제를 통해 싱가포르가 디지털 자산 글로벌 허브로 입지를 유지하는 데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리플이 각국 규제 당국과 협력하는 과정에서 가장 효과적이었던 소통 방식이나 협력 모델은 무엇인가.

▲리플은 각국 규제기관과 협력할 때 초기부터 투명하고 지속적인 소통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점을 경험적으로 확인해왔다. 기술 전문성을 공유하고 파일럿 프로젝트에 함께 참여하며, 실제 사용 사례에 기반한 정책 제언을 우선시하고 있다. 민관 대화는 리플의 핵심 협력 전략 중 하나이다. 기술적 인사이트와 규제·리스크 관점을 결합한 건설적인 교류를 통해 미래 지향적인 규제 프레임워크를 설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우리의 목표는 혁신과 시장 건전성을 동시에 지지하는 실용적 블록체인 정책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다.

―리플이 2017년 싱가포르에 아시아 태평양 본부를 설립한 후, MAS로부터 원칙적 승인을 받으면서 이뤄진 사업성과는.

▲리플은 국경 간 결제 솔루션으로 알려져 있지만, 시장이 진화함에 따라 기업들이 암호화폐 사업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핵심 인프라 제공 기회를 발견했다.
특히 디지털자산을 안전하게 보관하는 것은 암호화폐 생태계의 핵심 진입점이기 때문에 기업이 은행 수준의 보안 환경에서 자산을 저장·관리·접근할 수 있도록 ‘리플 커스터디(Ripple Custody)’를 선보였다.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리플 USD(RLUSD)’도 운영 중이며, 리플 페이먼츠도 핵심 사업이다. 특히 MAS로부터 취득한 ‘주요 결제 기관’ 라이선스를 바탕으로 디지털 결제 토큰 서비스를 제공하고 기관 파트너들의 신뢰도 보다 강화할 수 있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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