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퍼펙트 스톰' 온다...10개 주력업종 수출전선 초비상

파이낸셜뉴스       2025.07.07 17:05   수정 : 2025.07.07 17:0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삼성전자·LG전자·현대자동차 등 업종별 국내 주요 기업들이 올 하반기 '트럼프발' 실적 하강에 대응, 비상경영 체제를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관세 영향권에 들었던 지난 2·4분기 이미, 가전, 자동차 등 주요 수출기업들의 영업이익이 일제히 두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한 상태다.

한미무역협상이 진전을 보지 못하는 가운데, 8월 1일부터 상호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3·4분기 '퍼펙트 스톰'(초대형 경제 타격)수준의 충격이 가해질 수 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수출 10개 업종 수출 악화 전망

7일 산업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 한국의 15개 주력 수출업종 중 반도체와 조선업종 등 5개 업종을 제외한 가전, 자동차, 섬유·의복 등 소비재 산업과 미국 정부가 고율(50%)의 품목별 관세를 부과한 철강업 업종 등 10개 업종이 일제히 수출 악화에 시달릴 전망이다.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한국무역협회 실시)는 올해 1·4분기부터 3·4분기까지 3분기 연속으로 기준선(100)을 하회한 상태다. 이미 4월부터 품목 관세가 적용된 자동차 업계는 5월부터 실적이 급전직하한 상황이다. 올해 5월까지 미국 수출액 증감률은 철강은 16.3% 감소했고, 자동차는 27.1% 급감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국의 대미 수출액은 621억 8000만달러로, 전년 동기(약 645억 달러) 대비 약 23억 달러(3.7%) 감소했다. 대미 수출 양대 품목인 자동차(-16.8%)와 일반기계(-16.9%)는 평균치보다 감소 폭이 5배가량 높아 직격탄을 맞았다.

수출 및 내수 경기 악화로, 줄줄이 매출 목표치도 하향조정이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국내 제조업 2개사 중 1곳(54.1%)은 이미 "올해 매출 목표에 미달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국내 주요 상장사 가운데 2·4분기 첫 잠정실적을 발표한 LG전자의 경우, 영업실적이 전년동기비 46.6%나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도 38~40% 수준의 이익하락이 예상된다. 기본관세 적용 및 철강 파생 관세 부과, 생산지 이전 비용 추가, 운임료 상승, 글로벌 경기 하강 및 수요 감소 영향이 맞물린 결과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반도체 착시효과(반도체 수출 호조)를 제외한다면,주력 업종에서의 수출 감소, 실적 채산성 악화가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진짜 충격은 아직 오지 않았다"

문제는 상호관세 및 반도체, 의약품 관세가 현실화됐을 때다. "진짜 충격은 아직 오지 않았다"는 게 산업계 시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57개국에 10%의 기본관세와 최대 50%의 상호관세를 부과했다. 이중 상호관세는 이달 8일까지 90일간 유예(중국 제외)했는데, 현재까지 무역 협상을 타결한 나라는 영국과 베트남뿐이다. 상당수 기업들이 수익성 악화에도 수출가격 인하, 생산지 이전 등으로, 관세 부담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으나, 상호관세 부과 시, 그 충격이 매우 클 수 밖에 없다는 게 산업계 분석이다.

상호관세는 8월 1일부터 일괄 부과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은 이미 상반기부터 글로벌 경기 둔화와 중국발 공급 과잉, 관세 부담 여파 등으로 실적이 하락세를 걷고 있다. 여기에 상호관세까지 직접 영향을 미치면 3·4분기부터 '퍼펙트 스톰'이 현실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8월부터 상호관세가 부과되면 미국향 제품들이 수출 경로에 따라 국가별 상호관세가 추가된다.
이에 앞서 스마트폰은 이달부터 최소 25%의 품목 관세가 붙고 있다.베트남 상호관세율이 46%에서 20%로 낮춰졌지만, 기존보다 20%의 부담이 더해진 상황이다.

무역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선 하반기 매우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한미 간 무역협상 전개 여부가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임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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