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구·김성훈 진술번복에… '尹 증거인멸 우려' 쟁점
파이낸셜뉴스
2025.07.08 18:15
수정 : 2025.07.08 18:15기사원문
9일 2시15분 영장실질심사
내란특검 '말 맞추기' 가능성 등
66쪽 분량 영장 청구서에 적시
尹 직접 나와 공방전 펼칠 듯
윤석열 전 대통령이 넉달 만에 재구속 기로에 놓였다. 내란·외환 특별검사팀(조은석 특검)과 윤 전 대통령 측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되는 가운데,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진술 회유 등 증거인멸 가능성이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특검팀은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과 김성훈 전 대통령경호처 차장이 진술을 번복한 점을 들어 윤 전 대통령 측의 회유 가능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남세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오는 9일 오후 2시 15분 윤 전 대통령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다. 지난 1월 구속돼 3월 구속취소 결정으로 풀려난 뒤, 4개월여 만에 구속 위기에 처한 것이다.
이번 심사에는 박억수·장우성 특검보, 김정국·조재철 부장검사 등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윤 전 대통령도 직접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다. 내란 특검팀이 윤 전 대통령에게 적용한 혐의는 △체포영장 집행 저지 △국무위원 심의·의결권 행사 방해 △사후 계엄 선포문 작성 △비화폰 정보 삭제 지시 △계엄 관련 허위 공보 등 크게 다섯 갈래다.
특검팀은 66쪽 분량의 구속영장 청구서에 범행이 매우 중대하며 도망·증거인멸의 우려, 재범 위험성이 있어 구속이 필요하다고 적시했다. 특히 혐의의 중대성과 증거 인멸 가능성을 강조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총은 경호관들이 훨씬 잘 쏜다", "총을 갖고 있다는 걸 좀 보여줘라", "쉽게 볼 수 없어야 비화폰이지. 조치해라" 등이라 발언한 사실이 하급자 진술, 비화폰 기록 등을 통해 입증된다는 점을 부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강의구 전 실장과 김성훈 전 차장이 진술을 번복했다는 점을 들어 윤 전 대통령의 진술 회유·압박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강 전 실장이 기존 검찰 조사와 달리 최근 특검 조사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유리한 쪽으로 진술을 바꾼 데 대해 윤 전 대통령이 진술을 번복시킨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김 전 차장의 경우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이 입회했을 때 윤 전 대통령에게 유리한 진술을 했고, 변호인이 없을 때는 윤 전 대통령의 범행에 대해 진술을 했다는 게 특검의 판단이다.
특검은 다른 사건 관계인들도 윤 전 대통령과 친분관계가 있거나, 직·간접적으로 특수한 신뢰 관계에 있기 때문에 윤 전 대통령이 본인에게 유리하게 증언하도록 회유·압박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반면 윤 전 대통령 측은 특검이 무리하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는 입장이다.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특검 조사에서 객관적 증거가 제시된 바 없고, 관련자들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범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영장전담 판사 출신 변호사는 "증거인멸 가능성이 가장 큰 쟁점이 될 것"이라며 "윤 전 대통령 측이 사건 관계자들을 회유해 '말 맞추기'를 시도한 사실이 어느 정도 입증된다면 영장이 발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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