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들어올 때 노 젓자"…노재팬 열기 식자 마케팅 힘주는 日 맥주
뉴스1
2025.07.09 06:40
수정 : 2025.07.09 08:10기사원문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불매운동의 상징으로 외면받던 일본 맥주가 다시 수입 맥주 시장 1위 자리를 탈환하자 관련 업체들이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노재팬'(일본산 제품 불매운동) 정서가 누그러진 틈을 타 브랜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블랙핑크 인지도를 바탕으로 한국 등 아시아 지역은 물론 유럽·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한 롯데아사히주류는 최근 'MZ세대 놀이터'로 불리는 서울 성수동에 세계 여행을 주제로 '아사히 트래블바' 팝업 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 일본·프랑스·호주·영국 등 세계 각지의 분위기를 살린 브랜드 존과 라운지 바 등 아사히 주류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 것이다.
삿포로·에비스 맥주를 수입·유통하는 엠즈베버리지도 마케팅 역량 강화를 위해 내부에 변화를 줬다. SPC·팀홀튼 등 외식 및 소비재 업계에서 20년 이상 브랜딩 경험을 쌓은 마케팅 전문가인 최연미 상무를 최고마케팅책임자(CMO)로 영입하며 브랜드 리포지셔닝에 힘을 싣고 있다.
업계에서는 일본 맥주의 이러한 마케팅 강화가 단순 매출 회복을 넘어 재도약을 위한 신호탄으로 해석하고 있다. 과거 노재팬 여파로 일본산 제품에 대한 인식이 나빠져 마케팅 활동을 최소화했지만, 최근 일본 여행 수요가 살아나고 유니클로·무인양품 등 일본산 브랜드 매출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일본산 제품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019년 노재팬 여파로 일본 맥주 수입액(3976만 달러)은 전년 대비 반토막 났고 2020년 567만 달러, 2021년에는 688만 달러를 기록하며 부진한 성적을 보였지만, 2022년 1448만 달러의 수입액을 기록하며 반등세로 돌아섰다. 또 2023년에는 5552만 달러, 지난해 6745만 달러로 꾸준히 수입액이 늘어났으며 올해 5월 누적으로는 2817만 달러를 기록하며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일본산 제품에 대한 인식이 나아지면서 일본 대표 주류인 사케 판매도 덩달아 늘고 있다. 국내 청주(사케) 수입량은 2020년 2379톤에서 2022년 4840톤, 지난해 5684톤으로 매년 성장하는 추세다. 특히 올해 5월 누적 수입액은 3000톤으로 연간 수입액이 지난해를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과거 노재팬 여파로 맥주 등 일본산 소비재가 직격탄을 받았지만 최근 일본산 제품에 대한 인식이 나아지고 있다"며 "한국 시장 매출이 반등항 상황에서 시장 내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