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수사태 재발 막아라"…때이른 폭염에 경북 청도군 비상

연합뉴스       2025.07.09 10:50   수정 : 2025.07.09 10:50기사원문
마을 곳곳 '물 절약' 현수막…생수 20만병도 예비 확보 운문댐 저수율 예년보다 낮은 38.5%…수위 낮아지면 대구·경산 물공급에도 영향

[현장] "단수사태 재발 막아라"…때이른 폭염에 경북 청도군 비상

마을 곳곳 '물 절약' 현수막…생수 20만병도 예비 확보

운문댐 저수율 예년보다 낮은 38.5%…수위 낮아지면 대구·경산 물공급에도 영향

2024년 청도 단수 당시 모습 (출처=연합뉴스)


(청도=연합뉴스) 이강일 기자 = 지난해 여름 '단수 사태'로 홍역을 치른 경북 청도군이 올해 때 이른 폭염으로 비상이 걸렸다.

상수도 사용량이 급증할 경우 고지대를 중심으로 한 단수 사태가 재현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청도군은 생수를 대거 확보하고 물 절약 현수막을 마을 곳곳에 내거는 등 작년보다 일찍 온 무더위에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이다.

청도 운문댐은 대구와 경북 경산, 청도 등지의 취수원으로 활용되는 핵심 시설로 지금보다 수위가 낮아질 경우 일부 지역 먹는 물 공급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9일 청도군 등에 따르면 지난해 8월 폭염 때 상수도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청도군 풍각면과 각남면 일대 등 2천400여가구의 고지대 주민들이 수돗물을 며칠 동안 사용하지 못하는 일이 빚어졌다.

당시 단수 사태는 청도군에 상수도를 공급하는 운문정수장 하루 최대 생산 가능 용량인 2만1천t보다 많은 양의 물을 주민들이 사용하면서 배수지의 수압이 떨어지면서 생긴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단수가 발생한 뒤 청도군은 대형급수차 20여대를 동원해 인접한 경북 경산과 경남 밀양에 있는 정수장까지 가서 물을 받아와 운문정수장 배수지의 수위를 높였다. 또 외부에서 지원받은 생수를 주민들에게 일일이 나눠줬다.

단수는 비가 내리지 않는 상황에서 폭염이 이어지자 일부 농민들이 농작물이 말라 죽는 것을 막기 위해 자구 노력 차원에서 많은 양의 수돗물을 사용한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수영장 등이 있는 펜션 같은 시설에서 많은 양의 물을 사용하면서 한꺼번에 물 부담이 가중됐다.

2024년 청도 단수 당시 모습 (출처=연합뉴스)


청도군은 올해는 작년보다 일찍 무더위가 찾아온 만큼 비슷한 사태가 재발할 수도 있다고 보고 대비하고 있다.

군은 단수 사태가 재발할 것에 대비해 2ℓ 생수 20만병을 일단 확보했다.

관내 곳곳에 물을 절약하자는 내용의 현수막도 내걸기로 했다.

매일 2차례 이상 마을방송 등을 통해 절수 필요성도 알릴 방침이다.

펜션 등 다중이용시설에서도 상수도가 아닌 대체 수원(水源)을 찾거나 물탱크 등 시설을 이용하도록 계도하고 있다.

운문정수장의 취수원인 운문댐을 관할하는 수자원공사도 펌프 등을 개량해 작년보다는 더 안정적으로 물을 정수장에 공급할 수 있게 됐다.

또 운문정수장 시설 용량을 확대하기로 하고 시설 증설을 위한 실시설계를 마쳤고, 오는 9월께 착공해 내년 하반기 공사를 마칠 계획이다. 수자원공사는 정수장 시설 용량이 늘어나면 단수 재발 등을 막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청도군 관계자는 "주민들이 생활용수를 원래 목적과 다른 용도로 사용한 것이 단수의 주원인이었던 것으로 판단돼 비슷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주민 대상 홍보와 계도를 강화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지난 8일 오후 기준 대구와 경북 경산, 청도 등의 취수원으로 활용되는 운문댐의 저수율은 38.5%이다.

작년 같은 시기 운문댐 저수율은 47.2%, 예년 저수율은 46.2%로 올해 저수율은 예년보다 낮은 상황이다.

lee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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