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이 승부처”.. 반도체특별법 통과로 ‘기회의 창’ 잡아야

파이낸셜뉴스       2025.07.09 11:00   수정 : 2025.07.09 11:07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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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패권경쟁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서는 향후 5년 간 민관역량을 집중 투입해야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재 AI·데이터센터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며 빚어진 초과 수요를 기회로 잡아야 할 때라는 것이다.

9일 산업연구원은 '반도체 글로벌 지형 변화 전망과 정책 시사점(부제: 반도체 전쟁, 5년의 승부)'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보고서는 2026년부터 2030년까지 향후 5년 간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시장 규모가 700조 원에서 3000조 원까지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여러 기관들의 전망치를 제시했다. TSMC 5/4nm 매출액과 웨이퍼 단가 추정치로 계산해볼 때, 현재 빅테크·팹리스 주요 고객사 물량 공급이어려운 상황일 수 있다는 진단이다.

경희권 연구위원은 이 같은 초과수요 국면 진입 가능성에 대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장기간 빅파마 발주 가뭄 상황을 버티다 코로나19 사태 당시 백신 품귀로 일약 동북아의 핵심 공급 파트너로 부상한 것처럼, 오랜 시간 수주의 구조적 불리함 속에 고군분투해 왔던 우리 반도체 위탁개발생산(파운드리)에 짧지만 강력한 기회의 창이 열린 상황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산업연구원은 레거시 메모리·파운드리 분야에서 중국의 추격이 과거 우리 디스플레이 산업 붕괴 당시와 마찬가지로 이미 한국 반도체 산업에대한 전면적이며 실존적인 위협이라 평가했다. 이 준 선임연구위원은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중국 메모리·파운드리 기업들의 추격 속도를 상정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면서 "상식을 뛰어넘는 비용 구조와 자원 투입으로 기술격차 축소 기간은 물론 시장 내 물량 투입 사이클이 과거 주요국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빨라질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에 미국은 반도체지원법(CHIPS Act)에 더해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OBBBA)이 통과됐다. 이제 한 해 연구개발비를 20조 원 이상 지출하는 인텔 등 기업들에 국내 적격 R&D 지출 100% 즉시 비용 처리가 영구화된다. 이를 통해 인텔과 마이크론의 비용 구조가 급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AI 반도체 수요 급증은 HBM 중심의 메모리 초격차 강화와 동시에, TSMC가 독점해온 선단공정 지형에도 균열을 가져올 수 있다"며 "파운드리 입지 확보에 나설 수 있는 다시 오기 어려운 타이밍"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선 반도체특별법 조속 통과와 토지·전력·용수 등 인프라의 적기 공급 체계 확립이 시급하다는 게 보고서의 결론이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국가기간전력망확충특별법을 적극 활용하고, 정부의 AI 정책자금도 인공지능 반도체와 양산 기업에 조달 형태로 투입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와 기업, 이해관계자 모두가 힘을 모아야 반도체 산업의 재도약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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