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욕 줄어도 필수 영양은 채워… ‘위고비 보완식품’ 뜬다
파이낸셜뉴스
2025.07.09 18:17
수정 : 2025.07.09 18:17기사원문
네슬레의 맞춤형 영양 프로그램
3·6개월 단위 건강 상태 등 체크
캠벨 스프·다논도 보완제품 출시
GLP-1 보충제 시장 급성장 전망
기적의 다이어트 약이라고 불리는 '위고비' 관련 보완 식품 시장이 글로벌 식품 기업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위고비가 식욕 자체를 억제해 영양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어 영양을 보충해 줄 수 있는 기능성 식품 시장도 덩달아 커지고 있는 것이다.
■네슬레 등 글로벌 기업 앞다퉈 진출
가장 대표적인 기업은 스위스에 본사를 두고 있는 전세계 1위 식품 기업 네슬레다. 네슬레는 '네슬라 헬스 사이언스' 자회사를 설립하고 위고비를 투약하는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3개월, 6개월 단위 맞춤형 영양 공급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덴마크 제약회사 노보노디스크가 개발한 위고비는 식욕 억제 호르몬인 'GLP-1'에 작용해 식욕 자체를 줄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식욕 감소, 구토 등으로 영양 결핍 부작용 등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문경선 유로모니터 한국리서치 총괄은 "네슬레 헬스 사이언스 앱을 깔고 GLP-1 섭취 기간, 현재 건강 상태, 부작용 등을 입력하면 필요한 자사 제품을 추천해 준다"며 "GLP-1 부스터와 보충제 시장은 이제 시작 단계로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네슬레를 비롯해 캠벨 스프, 심플리 굿 푸드, 다논, 스무디킹 등 다수의 글로벌 기업들이 GLP-1 사용자들을 위한 보완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스무디킹은 △고단백(단백질 20g 이상) △풍부한 식이섬유 △무가당을 특징으로 하는 특별 메뉴를 지난해 10월 첫 출시했다. 위고비 보완 식품도 쉐이크 형태의 음료 및 요거트, 젤리, 초콜릿, 파우치 등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
■한국은 ‘혈당·저당’ 제품 위주
우리나라는 해외 직구를 통한 글로벌 식품에 대한 접근성이 쉬워 위고비 관련 제품의 종류(SKU)가 온라인 기준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상황이다.
문 총괄은 "유로모니터 자체 분석 데이터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건기식 제품 중 GLP-1 관련 부스터와 보충제 제품의 종류는 전세계 1위"라며 "절대적 시장 규모 자체가 크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해외 직구 등을 통한 소비자들의 관련 제품 관심도는 높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GLP-1 관련 제품 시장보다는 '혈당', ‘저당’을 강조한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CJ제일제당의 햇반 곤약밥·저단백밥·식후혈당조절밥 등이 대표적이다. 스낵, 음료, 소스 등 국내 대부분 식품 기업들도 '저당’, ‘무당’을 강조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 GLP-1를 전면에 내세운 제품은 정관장의 건강기능식품인 ‘GLPro 코어’와 ‘GLPro 더블컷’ 2종 뿐이다. 정관장은 "국내 최초로 GLP-1 증가 기능 식품의약품안전처 인정 원료인 정관장 홍삼(KGC05pg)을 주원료로 한다"고 설명했다.
식품 업계 관계자는 "아직 국내 소비자들은 GLP-1이라는 용어보다 ‘위고비’라는 말에 익숙하지만 향후 위고비 사용이 확산되면 관련 보완 식품 시장도 급속히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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