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험 ELS 파는 은행 '거점 점포' 9월 문 연다…별도 창구 마련

뉴스1       2025.07.16 07:03   수정 : 2025.07.16 10:06기사원문

'홍콩 ELS 사태' 관련 감사원 공익감사 청구 기자회견. 2024.2.15/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투자원금 10조 4000억 원 중 4조 6000억 원의 손실을 초래한, 이른바 '홍콩 H지수 ELS(주가연계증권) 사태'로 판매가 중단됐던 고위험 ELS 상품이 올해 하반기부터 주요 은행에서 판매를 재개할 전망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은행연합회, 시중은행들이 현재 '거점 점포' 운영을 위한 시스템 정비와 실무 조율을 진행 중이며 이르면 9월부터 재개한다는 목표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거점점포 운영 관련, 은행들이 궁금한 점을 취합해 금융당국에 답변을 요청한 상태다"며 "실무적으로 마무리한 뒤 9월 판매 재개를 목표로 준비 중이다"고 전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은행 거점점포는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은 아니고, 앞으로 어떻게 운영할지 은행과 논의하고 있는 단계"라며 "이달 중 은행권 질의에 답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024년 초 홍콩 H지수 ELS의 대규모 손실 우려에 주요 시중은행이 ELS 상품 판매를 잠정 중단했다. KB국민·신한·하나은행은 모든 ELS 상품 판매를 접었고, NH농협은행은 원금을 보장하는 안정적인 상품만 한정해 판매를 지속했다.

주요 시중은행 중 홍콩H지수 판매액이 타행 대비 크게 낮았던 우리은행만 유일하게 고위험 ELS 상품 판매를 지속해왔다. 당시 주요 시중은행의 홍콩H지수 판매액은 2조 원을 크게 웃돈 반면, 우리은행은 400억 원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에서만 고위험 ELS 상품을 취급하고 있는데, 최근 판매액이 반등하는 등 수요가 다시 늘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우리은행 측은 "홍콩 ELS 사태 이후로 ELS 상품 판매가 확 줄어들었다"면서도 "타행에서는 고위험 ELS 상품을 아예 취급 안 하는 반면, 우리은행에서는 판매를 지속하고 있어 실적이 다소 개선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나머지 은행들도 고위험 ELS 상품 판매 재개를 위해 사전 준비에 한창이다.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점포 중 5~10%가량이 거점 점포로 지정될 예정으로, ELS 판매를 위해서는 별도 창구를 마련해야 한다.


금융위는 올해 2월 ELS 사태 관련 대책 발표 당시 "5대 은행 점포 수가 지난해 말 기준 3900개 정도 되는데, 그중 5~10% 수준이 거점 점포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언급했다.

기존에는 예·적금 창구에서도 ELS 투자 권유가 가능했는데, 앞으로는 판매 공간을 엄격히 분리하고 ELS 전문 지식을 보유한 전담 판매 직원도 상주해야 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일정 규모 이상의 PB센터 등이 '거점 점포'로 지정될 전망으로, 물리적으로 별도 ELS 판매 창구도 구축해야 한다"며 "판매 전담 인력을 꾸리고 은행 내부적으로 투자상품위원회도 구성하는 등 안정화된 제도 내에서 고위험 ELS 상품 판매가 재개될 수 있도록 한창 준비 중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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