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트럼프 '탈중국' 압박에 美 희토류 자석 대량 구매
파이낸셜뉴스
2025.07.16 10:59
수정 : 2025.07.16 10:59기사원문
美 희토류 업체 MP머티리얼스, 애플에 7000억원 규모 자석 공급
트럼프 탈중국 압박에 미국산 희토류 구매 확대
[파이낸셜뉴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에게 '탈중국' 압박을 받고 있는 애플이 중국산 희토류를 이용한 부품 대신 약 7000억원을 들여 미국산 부품을 구입하기로 했다.
미국 희토류 채굴·가공업체인 MP머티리얼스는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현지 매체들을 통해 애플에 희토류 자석을 공급한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캘리포니아주 건설 예정인 시설에서 재활용 희토류를 가공하고, 이를 텍사스 공장에서 자석으로 제조해 2027년부터 애플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석은 여러 가지 재료로 만들 수 있으나 전자제품 등에 쓰이는 영구자석은 주로 희토류 중 하나인 '네오디뮴 프라세오디뮴(NdPr)'를 이용해 생산한다. 애플은 해당 제품을 아이폰에서 진동과 촉감을 전달하는 햅틱 엔진을 비롯해 다른 오디오 장비나 마이크 제조에 사용하고 있다.
제품을 주로 중국에서 생산하는 애플은 희토류 자석 역시 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 구입하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69.77%가 중국에서 나왔다. 중국은 올해 2~4월 사이 미국과 보복관세로 무역전쟁을 벌이면서 지난 4월 4일 부터 희토류 7종의 수출에 허가 제도를 도입해 수출량을 통제했다. 미중 양국은 지난 5월 합의에서 관세율 인하에 합의했으나 아직 희토류 문제에 대해서는 앙금이 남아있다. 중국은 합의 이후 희토류 수출 허가를 대폭 늘렸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아직 허가 제도는 유지하고 있다.
이에 트럼프 정부는 중국산 희토류 의존에서 벗어나고, 미국 업체를 지원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외신들은 14일 보도에서 미국 국방부가 MP머티리얼스의 NdPr 판매시 최저 가격(kg당 110달러)을 보장하고 부족한 금액을 보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현재 NdPr의 시장 가격은 kg당 63달러 수준이다. 앞서 미국 국방부는 앞서 MP머티리얼스의 지분 15%를 인수해 최대 주주가 되었다.
지난 4월 기준으로 아이폰의 약 80%을 중국에서 만드는 애플은 트럼프 정부의 이러한 탈중국 노력으로 불편한 상황에 처했다. 애플은 지난 2월 발표에서 앞으로 4년간 미국에 5000억달러(약 694조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 은행은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은 이미 예정돼 있던 지출이지만, 일부는 다른 국가에서 미국으로 이전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23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애플의 팀 쿡 최고경영자(CEO)를 언급했다. 트럼프는 “팀 쿡에게 미국에서 판매되는 아이폰이 인도 등 외국이 아닌 미국에서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오래전 알린 바 있다”며 “그렇지 않다면 애플은 최소 25%의 관세를 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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