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질적인 문화 통합, 인력유지가 핵심"…중소기업 M&A 성공 조건은
파이낸셜뉴스
2025.07.16 15:39
수정 : 2025.07.16 16:27기사원문
제15회 대한민국 강소기업포럼 패널토론
[파이낸셜뉴스] 기업인들과 전문가들은 인수합병(M&A)의 핵심은 숫자가 아닌 사람과 문화의 통합에 달려 있다고 입을 모았다. 신뢰와 소통을 기반으로 접근하고 인수 이후 조직의 통합을 미리 계획해야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문화의 통합, 미리 계획해야
파크시스템스는 독일 엘립소미터 전문기업 '아큐리온' 인수에 이어 스위스 디지털 홀로그래픽 현미경(DHM) 기술기업 '린시텍'과 인수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인수 과정에 대해 유 부사장은 "크로스보더 M&A였기에 국경과 인종을 넘어 통합해야 했다"며 "그러나 국내 기업을 인수했다고 해도 문화와 사람의 통합이란 본질은 바뀌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방안으로 유 부사장은 '바텀업(상향식)' 방식의 M&A를 제시했다. 유 부사장은 "파크시스템스의 경우 철저하게 실무자들 선에서 인수 계획이 기획·제안된다"며 "사장과 이사회는 결정을 할뿐이지 하향식 기획은 금기시되는 문화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상향식 기획을 해야 인수 기업을 다양한 측면에서 검토할 수 있고, 인수 기업과 피인수 기업들의 인력들이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병헌 광운대 교수는 "이질적인 문화가 결합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서적인 부분은 최고경영자의 개방성과 포용성이 중요하다"며 "의사결정구조가 집권화 된 구조는 M&A를 통해 성장할 생각을 하면 안 된다. 의사결정구조는 분권화 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성근 아이엘 의장은 "인수 직후 조직 개편을 단행하고 빠르게 침투하되 미래 비전을 제시하면서 서로 융합하고 문화를 맞춰나가는 것이 M&A 성공 비결"이라고 제언했다.
이날 토론에선 중소기업이 같은 중소기업을 인수하는 데 있어 유의할 점에 대해서도 의견이 오갔다. 유 부사장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비용, 인력, 시스템에 있어 확연한 차이다 있다"며 "이러한 세가지 영역에서의 한계점을 직시하고, 임직원들과 소통하면서 인수 기획과 통합을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력 유지가 성공의 관건
성공적인 M&A인지 아닌지는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핵심은 인력이 얼마나 유지되는지에 달렸다고 입을 모은다. 유 부사장은 "1년 안에 10% 이상의 인력 유출이 있었는지가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다"며 "특히 핵심 인력이 유출되면 사업을 인수했던 취지가 바래진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도 "파크시스템스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인력 유출을 막기 위해선 인수 후 통합(PMI) 실행 계획을 미리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막연하게 인수하면 잘 될 거라는 생각은 위험하다. 인수 1일차부터 6개월, 1년, 2년 등의 단위별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M&A를 촉진하기 위해 필요한 정부 정책도 언급됐다. 송 의장은 "보통 2세들이 경영을 내려놓는 회사 등 승계가 어려운 회사를 인수할 경우 세제 혜택을 줘야 한다"며 "외국인 노동자들의 근로 환경 개선과 더 많이 유입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 부사장은 "사업 인수를 진행하기 위해선 여러 법무, 회계, 재무 관련 자문이 필요한데 중소 규모의 사업 인수를 지원하는 체제가 없다"며 "크로스보더 M&A의 경우 양국 회사 모두에 법무법인이 있어야 하는데 그러한 기본적인 정보조차 알기 힘들고, 실사를 진행할 때도 도와줄 법무법인과 재무회계 법인이 없다 보니 실사 범위를 어느정도로 해야 하는지 알 수 없어 필요 이상으로 큰 범위의 실사를 진행해 상당히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입했던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도 "중소기업 M&A의 경우 딜사이즈가 작기 때문에 관련 투자 전문회사나 펀드 등이 잘 형성이 안돼있다"며 "M&A 관련 법률 서비스 등에 대해 바우처 형태로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특별취재팀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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