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성장에 진심… 투자까지 하는 임상기관 우리가 유일"

파이낸셜뉴스       2025.07.16 18:07   수정 : 2025.07.16 18:07기사원문
소성현 한국피부과학연구원 부사장
헤브블루·모다모다 등 70억 지원
올해 투자기업 30곳까지 늘릴 것
임상시험은 물론 유통망 관리까지
과거 선크림 SPF 조작 논란 당시
실험결과 올려 업계 성장 이끌기도

"화장품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유망 K뷰티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성장시키는 버티컬 액셀러레이터 역할을 강화하겠다."

소성현 한국피부과학연구원(한피연) 부사장(사진)은 16일 "올해는 유망 화장품 스타트업 30곳 이상에 투자하는 것이 목표"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피연은 국내 화장품 산업 전문 '버티컬 액셀러레이터(AC)'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임상시험 기관으로 출발했지만 이제는 K뷰티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투자하는 전문 AC로 진화한 것이다. 소 부사장은 대표 투자 집행원으로서 유망 스타트업을 선별하고 성장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소 부사장은 "국내에서 투자업을 병행하는 임상기관은 한피연이 유일하다"며 "전문성을 살려 뷰티 스타트업이 제조·유통·마케팅까지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IBK투자증권, 메리츠종금증권을 거치는 등 등 프리 IPO에서 스타트업 투자까지 15년간 투자 업계에서 최상위 성과를 낸 베테랑으로 통한다. 2020년 소 부사장이 한피연에 합류한 이후 한피연은 산업 및 금융 네트워크를 강화하면서 지난 2023년 정식 AC로 이름을 올렸다.

한피연은 지금까지 헤브블루, 디어달리아, 모다모다, 엔트로피, 리스키, 더랩바이블랑두 등에 약 7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했다. 올해는 투자회사를 30곳까지 늘리는 게 목표다.

소 부사장은 한국 화장품 업계의 제조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한국은 제조사 기반이 매우 좋기 때문에 나쁜 제품이 나올 수가 없다"며 "관건은 매력적인 브랜드로 거듭날 수 있는 마케팅과 유통 능력"이라고 설명했다.

한피연은 브랜드 고유의 마케팅 전략을 갖췄거나 유통 채널 등에서 차별화 지점이 있는 회사를 우선적으로 살펴본다. 인플루언서 기반 마케팅 조직을 구축한 헤브블루, 색조 분야에서 강점을 지닌 엔트로피 등이 대표 사례다. 소규모 브랜드가 대기업 제조사와 직접 협업할 수 있도록 임상시험, 성분 분석, 국내외 유통망까지 케어해주는 플랫폼 역할까지 하고 있다.

물론 K뷰티 산업에도 위기는 있었다. 지난 2020년 불거진 선크림 SPF 조작 논란이다. 당시 문제를 정면으로 마주한 건 안인숙 한피연 원장이다. 유튜브 채널을 통해 직접 검증한 결과를 공개하며 화제가 됐다. 오히려 이 사태로 국내 화장품 업계가 경각심을 갖고 제품을 전면 수정한 결과 해외에서도 신뢰받는 브랜드로 거듭났다는 것이 소 부사장의 설명이다.
소 부사장은 "선크림 사태 이후 제품 개발, 임상, 제조까지 전 과정이 더 투명해졌다"며 "이 때문에 K뷰티 브랜드가 해외 시장에서도 많은 기회를 얻게 됐다"고 말했다.

한피연은 사업 초기 주목받았으나 대내외적 환경과 리스크 등으로 주춤한 브랜드에도 과감히 투자해 다시 숨결을 불어넣고 있다. 소 부사장은 "한피연의 전문성을 살려 K뷰티 산업 전체를 키우는 게 목표"라며 "기업가치가 너무 높아져서 후속 투자가 막히는 회사들이 많은데 한피연은 거품을 키우는 대신 전략적 투자자로서 경쟁력이 있는 브랜드를 내실 있게 키우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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