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음 편의점' 외신도 주목..."외로움이라는 전염병 대처"

파이낸셜뉴스       2025.07.17 11:01   수정 : 2025.07.17 11: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서울시의 '마음 편의점' 프로그램이 외신의 조명을 받았다. '외로움 없는 서울' 종합 대책의 주요 사업 가운데 하나로 시작한 '마음 편의점'은 고립·우울을 앓는 시민 누구나 편의점처럼 가볍게 찾을 수 있는 복지시설이다. 스스로 라면을 끓여 먹거나 안마의자, 족욕기 등을 사용하고, 시설 내 사람들과의 사회활동부터 사회복지사의 상담까지 받을 수 있다.

영국 가디언은 16일(현지시간) "한국의 수도 서울이 외로움이라는 질병을 해결하기 위한 야심찬 프로그램을 출범시켰다"고 보도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10월 '외로움 없는 서울'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올해 3월부터 '마음 편의점' 4곳을 조성해 운영 중이다. 강북구, 관악구, 도봉구 등 4곳의 마음편의점에는 지점당 하루 평균 47명의 시민들이 다녀가고 있다.

영국 가디언이 찾은 동대문구의 '마음 편의점'은 풀무원과 대상의 기부로 라면, 햇반, 커피 등 식음료와 게임기, 반신욕기 등을 구비하고 있다.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상주하는 상담 인력 9명이 외로움 상담과 자가 진단, 특화 프로그램(건강 체조) 등을 제공한다.

가디언은 "‘편의점’이라는 콘셉트는 사회적 낙인을 피하면서, 동시에 한국 문화의 친숙한 요소를 활용한 것"이라며 "수동적인 상호작용만으로도 서울의 외로움이라는 전염병에 대처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아이디어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동대문구 '마음 편의점'이 일상이 된 시민들도 조명을 받고 있다. 지역에 새로 이사를 온 이씨(51)는 "“그냥 이렇게 쉴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게 제게는 더 잘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신 건강 문제를 앓아온 50대 엄씨는 "이런 곳이 있으면 ‘거기 가야지’ 하는 생각이 들고, 밖에 나오는 게 좀 더 수월해 진다"고 전했다.

비단 서울시뿐 아니라 고립과 우울을 벗어나고 싶은 국민 누구나 '마음 편의점'을 찾을 수 있다.
상담 등을 진행하는 사회복지사 유모씨는 "일일 이용자가 꾸준히 늘어나면서 수요가 예상을 뛰어넘었다"며 "서울 다른 지역, 경기도에서도 사람들이 찾아온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외로움 없는 서울’이라는 5개년 계획에 총 4513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대응에 나서고 있다. 마음편의점을 통해 접수되는 사례를 바탕으로 세대 또는 상황별 고립·은둔 특성을 분석해 정책에도 반영할 방침이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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