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수사·재판 10년, 사라진 1등 지위" 이재용, 초격차 리더십 회복 관건

파이낸셜뉴스       2025.07.17 11:50   수정 : 2025.07.17 18:09기사원문
대법원, 부당합병 및 회계부정 최종 무죄 판결
이재용 회장, 10년 사법리스크 족쇄 풀었으나
반도체 회복 '발등의 불' ...AI시대 대오 낙오 우려도
등기이사 복귀부터 경영 정상화 주목

[파이낸셜뉴스] "삼성은 모든 분야에서 1등이어야 한다. 1등을 하기 위해 필요한 게 있다면 내가 다 지원하겠다." 이건희 삼성 선대 회장의 생전 발언이다.

1992년 반도체를 필두로 TV, 프리미엄 휴대폰 등 세계시장 1등으로 한국경제를 떠받혀온 삼성전자에선 현재 "1등 품목이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7일 대법원에서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혐의에 대해 최종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10년간에 걸친 사법리스크에서 완전히 벗어났지만, 삼성이 입은 피해와 후유증이 만만치 않다.

지난 2016년 말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시작으로 10년 가까이 진행된 검찰 수사 및 재판으로 이 회장의 경영활동은 사실상 마비상태였다. 이 회장은 일부 유죄판결 뒤 사면·복권된 국정농단 사건으로 약 560일간 구속수감됐었으며, 2020년 9월부터 4년5개월간 진행된 이번 계열사 합병 등의 사건에서는 총 102회 직접 재판에 출석했다.

오너 기업에서 오너에 대한 경영활동 족쇄는 통상적인 국내외 활동을 비롯해 주요 의사결정에 제약으로 이어진다. 사실상 '경영 정상화', '경영 재건'에 나서야 할 정도로, 이 회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다.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은 삼성 '초격차'의 상징이었던 반도체 사업 회복이다. 인공지능(AI)시대의 '게임 체인저'인 고대역폭메모리(HBM)시장에서 후발인 SK하이닉스에 주도권을 내준 것은 뼈아픈 부분이다. 최근엔 SK하이닉스에 이어 만년 3등으로 불리는 마이크론테크놀로지까지 엔비디아에 HBM3 납품에 성공, 삼성 내부 직원들이 느끼는 굴욕감이 크다.

HBM은 물론이고 AI 사업 역시 이렇다할 구상이 나오지 않아, 삼성 안팎에서는 "AI 대오에서 낙오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미래 신사업 분야인 AI 로보틱스, 헬스케어 등 역시 인수합병(M&A)등으로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으나 이렇다할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만 TSMC와의 파운드리 사업 격차는 한때 17~19%까지 좁혀들어갔으나, 현재는 60% 가까이 벌어졌고, 가전, 프리미엄 휴대폰 역시 중국업체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는 형국이다.


이번 대법원의 무죄 확정 판결을 계기로, 이재용 회장의 경영 리더십이 더욱 주목되는 이유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 반도체 지위 회복을 필두로, 삼성의 미래 구상이 한층 속도를 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월 2심 무죄 판결 이후, 검찰의 대법원 상고로 스톱됐던 이 회장의 삼성전자 등기임원 복귀를 비롯해, 국내외 사업장 및 주요 거래처 공개행보 등 리더십 복원 작업이 본격화될 것이란 기대가 일고 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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