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발행하는 대한항공 "몸값 제대로 매겨달라"
파이낸셜뉴스
2025.07.21 10:53
수정 : 2025.07.21 15:30기사원문
주요 증권사에 7년물 포함 태핑나서
올 7000억 회사채 이어 하반기 추가발행 예상
대한항공 신용등급 11년 만에 A0등급으로 복귀
올 하반기 통합항공사 출범 앞둬..몸값 끌어올리기
[파이낸셜뉴스] 대한항공이 7년물을 포함한 회사채 발행을 타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미래 사업 투자를 위한 자금 확보에 유리한 장기채 발행을 고려한 것이다. 특히 신용등급이 같은 HD현대의 회사채 수요예측이 흥행에 성공하며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대한항공이 진행한 회사채 발행 관련 태핑(수요조사)도 '몸값을 제대로 매겨달라'는 시그널로 읽힌다.
같은 싱글A인 HD현대(A+/안정적)가 최근 2032년 07월 16일까지 상환기한인 17-3회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공모사채 발행에 성공한 것도 대한항공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HD현대는 7년물 회사채를 400억원(발행수익률 연 3.682%) 규모로 발행했다. 수요예측에서 7년물 경쟁률은 8대 1을 넘었다.
이미 대한항공의 회사채 2년물, 3년물은 시장에서 신용등급 AA 취급을 받아왔다. 국적항공사로서 안정적인 캐시플로우(현금흐름)를 만들고 있을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이후 회복 국면에서 수혜를 받고 있어서다. 시장에서도 대한항공의 7년물 발행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이미 2000억원 목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7900억원 가량 주문을 받는 등 긍정적인 분위기가 형성됐다.
대한항공이 장기채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에 성공하면 미래 사업에 탄력이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지난 4월 방위사업청으로부터 9613억원 규모 UH-60(블랙호크) 성능개량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성능개량 기체의 첫 인도시기로는 2029년이 목표다.
무인기에서는 2027년 이후 정찰·타격 부문에서 실적 성장 가속화가 기대된다. 대한항공의 무인기 포트폴리오는 소형 드론부터 다목적스텔스기, 중고도무인기 등 운용고도·중량별로 다각화했다. 대한항공은 미국 방산업체 안두릴과 무인기 개발과 유무인 복합 능력 증진을 위해 MOU(양해각서)를 체결키도 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시장 모니터링 중인 상황"이라며 "현재 구체적인 발행 계획은 정해진바 없다"고 말했다.
앞서 대한항공은 2024년 12월 아시아나항공 신주 63.9%를 취득하기 위해 1조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 대금 납입을 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계 여객기 208대, 화물기 35대(매각예정 12대 포함) 등 234대의 기단을 확보하게 됐다.
김종훈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부담에도 불구하고 대한항공의 양호한 재무안정성은 유지될 전망”이라며 “인수 이후 합산 재무지표는 팬데믹 이전보다 상당폭 개선된 수준이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코로나19 이전 별도 기준 814%에 달했던 대한항공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연결 기준 328%로 대폭 하락했다.
현금창출력을 나타내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도 인수 전후로 증가했다. 2023년 3조5129억원이었던 EBITDA는 1년 만에 3조9062억원으로 11.2% 늘었다. 동시에 신용등급 개선 영향으로 향후 금융비용 부담이 줄어드는 점도 긍정적이다.
대한항공은 2026년 말까지 총 223대 이상의 기단을 운영하며, 세계 10위권 항공사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중복 노선 재조정, 신규 노선 개발, 인천공항 환승 허브화 등 통합 시너지 극대화 전략을 추진한다.
항공사는 항공유 구입 비용이 전체 비용의 30% 이상을 차지한다. 통합 항공사 출범으로 대량 구매를 통한 단가 인하 효과가 기대된다. 공항 슬롯 협상, 공급망 관리 등 여러 부문에서 약 2000억원 내외의 비용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된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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