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총격범이 쏜 사제총기는…"조악해 보여도 살상력 충분"

뉴스1       2025.07.22 09:25   수정 : 2025.07.22 10:09기사원문

2016년 '오패산터널 총격' 사건에서 사용된 사제 총기를 수사관이 공개하고 있다. 당시 범인도 유튜브를 통해 해당 총기 제작방법을 익힌 것으로 알려졌다. ⓒ News1 황기선 기자


21일 총기사고가 발생한 인천 송도국제도시 아파트 단지에 경찰 수사관들이 출동해 수습작업을 하고있다.
2025.7.21/뉴스1 ⓒ News1 박소영 기자


(인천=뉴스1) 이시명 기자 = 경찰이 인천 송도에서 자기 아들을 살해한 60대 남성이 사용한 사제 총기가 조악하다고 했지만, 살상력은 충분한 것으로 분석된다.

22일 인천 연수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후 9시 31분쯤 인천시 송도국제도시의 한 아파트에서 60대 A 씨는 아들인 B 씨(30대)를 향해 사제 총기를 발사했다.

격발 된 총알 3발 중 2발을 맞은 B 씨는 현장에서 심정지 상태를 보여 출동한 소방 구급대원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유튜브에서 총기 만드는 법을 배웠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A 씨는 금속 파이프 등을 활용해 사제 총기를 직접 제작, 범행에 사용했다.

이를 두고 경찰은 전날 "사실 A 씨가 다룬 장비가 조악해 총기라고 말씀드리기 어려울 정도다"고 설명했다.

다만 A 씨가 사용한 장비가 사람의 목숨을 해치기엔 충분한 힘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2016년 오패산 총격 사건의 피의자인 성병대 씨(46)가 유튜브를 통해 제작·사용한 총이 충분한 살상력을 갖고 있다는 점이 실험을 통해 입증되면서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성 씨가 사용한 총을 재현한 뒤 실험을 통해 1.1g의 화약을 넣으면 약 3m 거리에서 두께 47㎝ 젤라틴 블록 중 약 34㎝가량을 뚫고 들어가는 위력을 확인했다.

당시 실험을 맡았던 김동환 전 국과수 총기연구실장은 "어느 부위에 맞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심장이나 머리를 맞는다면 사람이 사망할 수 있을 정도다"고 밝혔다.

성 씨의 총은 25㎝가량의 쇠 파이프에 쇠구슬과 화약을 넣고, 연결된 심지에 불을 붙여 사용하는 화승총의 형태다. 파이프의 외경은 9㎜, 내경은 7㎜ 정도다.

경찰은 A 씨가 사용한 장비와 관련해 "손잡이를 당기면 일회용으로 쓰이는 쇠 파이프(총열) 안에서 화약의 힘으로 쇠구슬을 담은 산탄 총알이 물리적으로 발사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A 씨가 사용한 장비가 구체적으로 드러나진 않았으나, 성 씨와 비슷한 총을 만든 뒤 범행에 이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2022년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피살 사건의 40대 총격범도 유튜브를 통해 직접 제작한 쇠 파이프 산탄총을 사용했다.


A 씨는 이날 오후 2시 인천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는다.

A 씨의 혐의는 살인, 총포·도검·화약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폭발물 관리법 위반, 현주건조물 방화 예비 등이다.

A 씨는 자기 아들을 총으로 살해한 혐의에 더해 서울 도봉구 자택에 인화성 물질을 페트병 15개에 나눠 담아 전날 정오쯤 폭발하도록 점화장치를 설치한 혐의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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