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명피해 속출 산청 산사태 구간 상당수 산사태취약지역 미지정
연합뉴스
2025.07.22 13:54
수정 : 2025.07.22 13:54기사원문
산사태 후 발령 재난문자·대피명령도 허점…군 "대응체계 실효성 점검"
인명피해 속출 산청 산사태 구간 상당수 산사태취약지역 미지정
산사태 후 발령 재난문자·대피명령도 허점…군 "대응체계 실효성 점검"
22일 산청군에 따르면 산청지역에는 지난 19일 하루에만 300㎜에 육박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산청읍 내리·부리 등 6곳에서 인명피해를 수반한 산사태가 연이어 발생했다.
그러나 군은 이 중 산사태취약지역으로 지정된 곳은 단성면 방목리 단 1곳인 것으로 파악한다.
방목리에서는 무너진 토사에 주택이 쓸려나가면서 70대 1명이 숨지고 60대 1명이 실종됐다.
산림보호법은 산사태예방 대책의 일환으로 산사태취약지역을 지정·관리하도록 한다.
산청군은 해마다 산림청 기초조사 내용 등을 토대로 산사태취약지역을 지정 또는 해제해 올해 기준 총 195곳을 산사태취약지역으로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산사태로 주택이 무너져내려 사망 또는 실종자가 발생한 나머지 지역의 경우 산사태취약지역과 일부 인접하기는 해도 산사태취약지역 관리 대상에 포함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산사태취약지역으로 지정되면 사방사업 등을 우선 시행해야 한다. 무엇보다 일선 지자체가 사전 대피명령 등을 내리는 근거 요소로도 작용할 수 있다.
산사태취약지역 지정부터 허점을 드러낸 군은 재난문자 발송과 대피명령에도 아쉬움을 남겼다.
산림청은 19일 오전 6시를 기해 산청읍·단성면·신안면 일원에 산사태 경보(해당 지역에 내린 강우량 분석으로 토양에 함유된 물의 상대적 양이 권역별 기준치의 100%에 도달한 경우)를 일제히 발령했다.
실제 산청읍·단성면·신안면에서는 19일 오전 10시 46분 내리(산청읍)를 시작으로 오전 11시 58분 모고리(산청읍)→낮 12시 35분 부리(산청읍)→낮 12시 36분 방목리(단성면)→낮 12시 56분 외송리(신안면)→20일 오전 8시 20분 정곡리(산청읍)에서 인명피해를 수반한 산사태가 연이어 발생했다.
그럼에도 군이 19일 하루 '산사태 위험'을 이유로 주민들에게 '즉시 대피'하라고 발송한 재난문자는 오전 10시 43분(신안면 외송리 심거마을 대상), 오전 11시 50분(부리 내부마을), 오후 1시 19분(단성면 진자마을), 오후 8시 16분(생비량면 상능마을) 등 4건에 불과하다.
이 사이인 19일 오후 1시 50분에는 사상 초유의 '전 군민 대피령'을 내리기도 했지만, 이때는 이미 동시다발 산사태로 다수 인명이 숨지거나 다치는 사고가 발생한 뒤였다.
이처럼 재난문자와 대피명령이 적절한 시점을 놓친데다 정작 다수 인명피해를 낸 지역은 비껴가면서 행정당국의 재난 대응체계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군 관계자는 "일선에서는 피해 최소화를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이례적인 극한호우에 불가항력인 부분도 있었다"며 "이번 재난을 계기로 산사태취약지역을 재정비하고 좀 더 치밀하게 관리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군에서 대피명령을 내려도 주민 수용성이 낮아 거부하는 분들도 많은데, 앞으로는 재난문자와 대피명령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대책도 점검하겠다"고 덧붙였다.
k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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