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길 막혀 한꺼번에 많은 물 마을 휩쓸어" 산청 산사태 현장 목격담
뉴스1
2025.07.22 15:38
수정 : 2025.07.22 16:26기사원문
(산청=뉴스1) 한송학 기자 = 경남 산청 산사태 현장들은 물길이 막혀 한꺼번에 많은 물이 마을로 덮쳤다는 주장이 이어졌다.
율현마을 주민 박해숙 씨(86)는 마을 도랑이 막혀서 물이 주택을 덮쳤다고 19일 폭우가 쏟아질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박 씨에 따르면 19일 낮 12시쯤 마을 뒷산 두 곳에서 물이 쏟아져 내려왔다.
이날 오전에는 빗물이 마을 도랑을 타고 내려오다가 흙이 도랑을 메우면서 물이 갇히기 시작했다고 박 씨는 설명했다.
도랑이 막히자, 산에서 물이 내려오지를 못하고 모였다가 갑자기 두 곳에서 물이 쏟아지면서 마을을 덮쳤다는 해석이다.
박 씨는 "마을 회관에 대피해 있다가 낮 12시쯤 창문으로 산을 보고 있는데 산 두 곳에서 물이 터져 내려왔다"며 "처음에는 물이 쏟아지다가 이후에는 산이 움직이는 것처럼 토사가 밀려와 마을을 덮쳤다"고 말했다.
박 씨는 이 마을에서 평생을 살면서 이런 적은 없었지만 어릴 때 동네 어르신들이 산사태로 10명 이상이 물에 쓸려갔다는 말을 들었었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그는 "과거 어르신들이 말한 산사태를 지금 계산해 보면 아마 100년 정도 전인 것 같다"며 "지금의 마을 도랑은 당시 산사태 이후에 만들어진 것이다. 산사태를 막으려고 마을에 물길을 만든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율현마을에서는 19일 실종된 80대 남성의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산청읍 모고마을 주민들도 물길이 막혀 많은 양의 물이 한꺼번에 마을을 덮쳤다는 추측이 나왔다.
전날(22일) 모고마을 주민 하영웅 씨(86)는 이 마을에서 실종된 70대 남성이 물에 휩쓸려 갔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을 뒤쪽 논의 다리 아래 물길이 막혀 한꺼번에 마을을 덮쳤다는 주장이다.
하 씨는 "논에서 내려오는 물길이 막혀 주택으로 넘치게 된 것이다. 물이 갈 곳이 없으니, 양쪽으로 갈라져 두 갈래로 마을 주택들을 덮쳤다"고 말했다.
모고마을 임봉규 씨(95)도 "물이 넘어서 덮친 게 맞다. 논에 농로 다리가 있었는데 물길이 막혀서 한꺼번에 많은 물이 쏟아지면서 이 난리가 났다"고 주장했다.
실제 모고마을 산사태는 마을 맨 위 논에서 물이 양쪽으로 넘쳐 마을을 덮친 형상을 하고 있다. 한쪽은 마을 도로를 타고 물이 덮쳤고 다른 한쪽은 토사에 계곡이 가로막혀 배수가 원활하지 못한 것으로 추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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