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 속 식중독균을 2시간만에 찾아냈다
파이낸셜뉴스
2025.07.22 16:08
수정 : 2025.07.22 16:08기사원문
건국대 박기수 교수팀, 현장 유전자 진단 기술 개발
[파이낸셜뉴스] 건국대학교 생물공학과 박기수 교수팀은 식중독균을 현장에서 2시간 이내에 빠르고 정확하게 찾아낼 수 있는 현장형 유전자 진단 기술 'M-FLASH(엠-플래시)'를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이 기술은 앞으로 우리 식탁의 안전을 지키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의 식중독균 검사 방식은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값비싼 전문 장비와 숙련된 인력이 필요했다.
즉 유전자를 추출할 때 복잡한 효소나 유기용매 대신, 단순히 열을 가하는 '가열' 방식만으로 충분하다. 또한, DNA를 깨끗하게 분리하지 않아도 바로 검사가 가능해 분석 시간을 확 줄였다.
특히, 검사 결과를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고가의 형광 탐지기 대신, DNA 변형 없이 금나노입자의 '색깔 변화'만으로 식중독균 존재 여부를 알아낼 수 있다. 연구진은 "이 기술은 전 세계적으로도 처음 시도되는 방식으로, 진단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고 대량 생산까지 쉬워져 누구나 손쉽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 M-FLASH 기술의 정확성을 증명하기 위해 실제 음식 시료를 사용해 실험했다. 우리가 흔히 먹는 양배추, 육포, 심지어 계란 껍질에도 일부러 식중독균을 오염시킨 뒤 M-FLASH로 검사했다. 그 결과, 대장균은 물 1밀리리터(mL) 안에 겨우 10마리의 균만 있어도 색깔 변화로 정확히 검출할 수 있었다. 또한, 리스테리아균 역시 1밀리리터 안에 100마리의 균만 있어도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
박기수 교수는 "기존 PCR 기반 진단 시스템은 값비싼 장비와 전문 인력이 필수여서 현장에서 적용하기 어려웠지만, M-FLASH는 개발도상국은 물론, 수출입 식품 검역 현장, 항만·공항 방역, 심지어 재난 현장처럼 자원이 부족한 곳에서도 즉시 사용할 수 있는 유용한 유전자 진단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식중독균 뿐만아니라 약에 내성이 생긴 항생제 내성균, 물을 통해 감염되는 수인성 병원체, 독감 같은 호흡기 바이러스 등 다양한 병원체를 진단하는 핵심 기술로도 확장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연구진은 이 진단 기술을 화학 분석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 '분석 화학(Analytical Chemistry)'에 발표했으며, 학술지에서는 기술의 우수성을 인정해 7월호 표지 논문으로 선정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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