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호우 등 빈발하는 자연재난 대비 책임 커지는 지자체 '긴장'

연합뉴스       2025.07.23 11:23   수정 : 2025.07.23 11:23기사원문
경남도·김해시, 소송 휘말리기도…재난 대응 중요성 갈수록 강조 "정기적 대응 매뉴얼 업데이트·전국 사고 사례 모니터해 안전대책 강화"

극한호우 등 빈발하는 자연재난 대비 책임 커지는 지자체 '긴장'

경남도·김해시, 소송 휘말리기도…재난 대응 중요성 갈수록 강조

"정기적 대응 매뉴얼 업데이트·전국 사고 사례 모니터해 안전대책 강화"

한숨 (출처=연합뉴스)


(창원=연합뉴스) 김선경 기자 = 기후위기시대에 극한호우 등 자연재난이 빈발하면서 재난에 대비·대응하는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이 커지고 있다.

지난 19일 발생한 기록적 호우로 산청·합천을 중심으로 큰 피해가 발생한 경남에서도 지자체 대응이 적절했는지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최근 5년 사이 재난 대비 소홀을 이유로 소송을 당한 지자체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김해시는 2020년 7월 폭우 영향으로 숨진 80대 주민 A씨 유가족(이하 원고)으로부터 2021년 11월 손해배상 소송을 당했다.

A씨는 2020년 7월 29일 은행 업무를 본 뒤 폭우가 다소 잠잠해지자 낮 12시 23분께 자전거를 타고 해반천 산책로를 지나 귀가하려다가 물속에 빠져 급류에 휩쓸렸다. A씨는 3일 뒤인 8월 1일 해반천 수면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해반천은 당일 낮 12시께 시간당 강우량 34㎜ 상당의 많은 비가 내려 물이 현저히 불어난 상태였다.

원고 측은 지방하천인 해반천의 하천관리청인 김해시가 국가배상법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며 원고 4명에게 각 2천500만원을 지급해달라고 주장했다.

폭우 등으로 하천 수위가 상승할 경우 자전거도로 등 진입로를 차단해 안전사고 발생을 방지해야 하는 주의의무가 있지만 그런 조처를 하지 않았고, 하천 범람 시 이용객 출입을 통제·차단할 안전시설도 설치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2023년 11월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A씨가 해반천 산책로에 진입할 당시 산책로 일부가 이미 침수된 상태였고, 해반천 각 진입로 입구에 김해시장 명의의 위험 경고 안내판이 설치된 점 등을 근거로 김해시가 안전관리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안내판에는 '강우 시 침수, 범람, 급류로 인해 생명·재산피해가 우려되므로 하천 출입을 하지 말아 달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원고 측은 항소했지만 2심 재판부도 지난 1월 원고 패소 판단을 유지했고, 이 판결은 지난 2월 확정됐다.

산청 생비량면…흘러내리는 마을 (출처=연합뉴스)


경남도도 2016년 발생한 태풍 차바 때 하천시설을 제대로 유지·관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2018년 11월 손해배상 소송을 당했다.

당시 양산에서 양어장을 운영하던 B씨는 2016년 10월 5일 태풍 차바로 내린 많은 비에 양어장 인근 제방이 붕괴되고 근처 지방하천도 월류하면서 양어장이 침수되는 피해를 봤다.

B씨는 이미 제방 주변에서 여러 차례 침수 피해가 발생해 시정해 달라는 민원을 제기했음에도 도가 제방을 비롯한 하천시설의 유지·관리를 소홀히 해 결국 제방이 붕괴됐다고 주장했다.

결과적으로 이로 인해 본인이 당시 양식하던 뱀장어 31만8천446마리 모두 폐사·유실된 만큼 도에 8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도 했다.

결론부터 보면 재판부는 5년 가까이 걸린 1심(2023년 2월 선고)에서도, 이후 2심(2024년 8월 20일)에서도 경남도 손을 들어줬고, 이 판결은 지난해 9월 확정됐다.

재판부는 당시 태풍 차바로 지방하천의 치수계획규모를 초과하는 빈도의 강우가 있었고, 2015년 하천기본계획에서 정한 계획홍수량·계획홍수위를 초과하는 홍수가 발생한 점이 제방 붕괴의 주된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했다.


또 제반 사정을 살펴봤을 때 도가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정도의 방호조치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고 보기 어렵다고도 설명했다.

이처럼 지자체가 재난 대비 소홀을 이유로 소송에 휘말리더라도 실제 패소하는 경우는 드문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자연재난에 대해 "과할 정도로 대응"하라는 대통령, 정부와 각 지자체장 방침이 이어지면서 일선에서 재난 업무를 책임지는 시·군들의 긴장이 커지고 있다.

김해시 관계자는 "지자체의 자연재난 대비·대응 중요성이 갈수록 강조되고 있다"며 "정기적으로 대응 매뉴얼을 업데이트하는 한편 전국 각지의 사고 사례 등을 모니터링하면서 지속적으로 안전 대책을 보완·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k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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