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물가, 트럼프 브라질 관세로 불붙여...기업들 '부글부글'
파이낸셜뉴스
2025.07.23 17:53
수정 : 2025.07.24 11:17기사원문
美 음료 유통 기업, 트럼프의 브라질 50% 관세에 소송 제기
미국 내 오렌지 주스 절반이 브라질에서 수입...유통 손실 역대급
브라질 전 대통령 연관된 정치적 이유로 관세 부과, 위헌 주장
브라질 관세와 함께 발표된 구리 관세도 문제...美 구리 가격 역대 최고
생필품 뿐만 아니라 다른 산업 관련 수입품 가격도 오를 듯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미국 뉴저지주에 본사를 둔 중소 음료 유통 업체인 조한나 푸드는 지난 18일 미국 뉴욕의 국제무역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조한나푸드는 트럼프가 2기 정부 출범 이후 관세 부과를 확대하면서 내세운 논거들이 경제적 비상 상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에게 관세 부과 권한이 없으며, 해당 관세 조치들이 의회의 과세권을 우회하는 위헌적 조치인 까닭에 무효라고 강조했다.
조한나 푸드는 미국에서 팔리는 오렌지 주스의 절반 이상이 브라질산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브라질 관세로 인한 타격이 약 6800만달러(약 944억원)에 달한다며, 이는 1995년 회사 설립 이래 어떤 연 이익보다도 큰 규모라고 지적했다. 조한나 푸드는 소장에 "브라질 관세는 미국인의 아침 식사 가격을 상당히, 어쩌면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크게 인상할 것"이라며 "오렌지 주스의 경우 가격이 20%에서 25%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미국에서 판매되는 16온스(약 473ml) 오렌지 주스 1병당 평균 가격은 현재 4달러 49센트로 1년 전에 비해 5% 이상 올랐다.
아울러 조한나 푸드는 관세 무효를 주장하면서 "트럼프가 브라질에 관세 부과 당시 브라질 전 대통령에 대한 (브라질 현 대통령의) 부당한 대우를 언급했을 뿐,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를 뒷받침하는 국가 비상사태선포를 하지 않아 법적인 정당성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룰라는 즉각 반발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한 나라의 대통령이 소셜미디어에서 타인을 위협하는 것은 매우 잘못됐고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그는 세상이 변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우리는 황제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일방적인 관세 인상은 브라질의 경제 호혜주의 법을 고려해 처리될 것"이라며 맞불 보복 조치를 시사했다.
트럼프식 관세에 대한 미국 기업들의 불만은 오렌지 주스에서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트럼프는 브라질 상호관세 발표 당일 수입 구리에 50%의 품목 관세를 추가한다고 밝혔다.
미국 내 구리 가격은 이달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22일 원자재 전문 매체 마이닝닷컴은 구리 선물 가격이 이달 초 트럼프의 관세 발표 이후 파운드(약 0.45kg) 당 5달러(약 6899원)를 넘어 새로운 고점으로 치솟았다고 보도했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구리 가격은 4월 21일 파운드 당 4.7285달러(약 6525원)이었으나, 3개월 뒤인 이달 21일에 파운드 당 5.6375달러(약 7781원)를 찍었다. 현지 매체들은 11일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가 언급한 50% 구리 관세가 일반 구리 원석뿐만 아니라 정제 구리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전했다. 정제 구리는 미국이 수입하는 구리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품목이다.
구리는 전력망과 건설, 자동차 제조, 가전제품 등 다양한 산업에 필수적인 소재이기 때문에 관세가 부과되면 광범위한 영향이 예상된다. 트럼프 정부는 구리를 가공해 만든 산업용 중간재인 반제품에도 50% 관세율을 적용한다고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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