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아산병원, 585g 초극소 미숙아 살리고 치료비도 전액 지원
연합뉴스
2025.07.24 14:38
수정 : 2025.07.24 14:38기사원문
외국인 노동자 부부 사이서 태어나…"한 가정의 마음마저 함께 치료"
강릉아산병원, 585g 초극소 미숙아 살리고 치료비도 전액 지원
외국인 노동자 부부 사이서 태어나…"한 가정의 마음마저 함께 치료"
강릉아산병원이 생존율 30%대의 '초극소 저체중 신생아'를 건강히 퇴원시키고, 치료비 전액을 지원해 외국인 노동자 부부 가정에 희망을 안겼다.
24일 강릉아산병원에 따르면 베트남 국적 외국인 노동자 부부 사이에서 태어난 쩐푹안 군은 지난 2월 15일 임신 24주, 체중 585g의 초극소 저체중 신생아로 출생했다.
통상적으로 출생 시 체중이 2.5㎏ 미만이면 저체중 신생아, 1.5㎏ 미만은 극소 저체중 신생아, 1㎏ 미만은 초극소 저체중 신생아로 분류한다.
환아는 그중에서도 가장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상태였다.
신생아중환자실 도현정 센터장은 당시 상황에 대해 "출생 직후 자가 호흡이 거의 없어 인공호흡기에 의존해야 했고 패혈증 등 생명을 위협하는 합병증을 동반했다"며 "최첨단 장비와 고위험 신생아 치료체계가 갖춰진 병원에서도 생존율은 30%대에 불과한 고위험군이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패혈증은 미숙아에게 생길 경우 사망률이 34%에 달할 정도로 위중한 질환으로, 조기 발견과 치료가 필수적이다.
이에 의료진은 24시간 집중 치료를 통해 환아의 생존 가능성을 높였고, 이후 여러 위기를 넘기며 건강을 회복했다.
그러나 환아 가정에는 또 다른 고비가 남아 있었다.
일용직으로 생계를 꾸려가는 외국인 노동자 부부에게 장기 치료에 따른 의료비는 큰 부담이었다.
이러한 소식을 접한 병원 측은 아산사회복지재단의 'SOS 의료비 지원사업'을 통해 치료비를 전액 지원했다.
해당 사업은 경제적 어려움으로 치료받기 힘든 환자에게 진료비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국적이나 지위와 관계없이 생명 앞에서는 모두가 동등하다는 철학 아래 운영되고 있다.
환아의 부모는 "낯선 타국에서 힘들게 살고 있는 저희에게 이렇게 따뜻한 관심과 배려를 주셔서 감사하다"며 "건강해진 우리 아이는 물론 한 가정의 마음마저 함께 치료해 주신 그 따뜻함을 오래도록 간직하겠다"고 말했다.
강릉아산병원은 1996년 개원 이후 현재까지 의료복지사업을 통해 총 13만5천143명에게 약 113억원의 진료비를 지원했다.
아울러 신생아중환자실은 강원 영동권에서 유일하게 고위험 신생아 전문 치료가 가능하다.
지난해 10월 보건복지부로부터 '신생아 집중 치료 지역센터'로 지정됐으며, 매년 20명 안팎의 초극소 저체중아를 치료하고 있다.
유창식 병원장은 "의료는 국경과 언어, 경제적 조건을 초월해 누구나 누려야 할 기본 권리"라며 "강릉아산병원은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공공 의료기관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병원으로 더욱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r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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