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향해 “엿이나 드세요” 독설 퍼부은 美 토크쇼 진행자, 이유는
파이낸셜뉴스
2025.07.24 14:58
수정 : 2025.07.24 14:5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미국 CBS 방송이 심야 방송 프로그램 중 시청률 1위를 달리는 토크쇼를 갑자기 폐지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입김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해당 쇼 진행자인 스티븐 콜베어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거침없는 욕설을 퍼부어 화제다.
23일(현지시간) AP통신은 콜베어가 전날 방송된 CBS ‘더 레이트 쇼 위드 스티븐 콜베어’ 오프닝에서 이 쇼의 폐지와 관련해 “지금부터 트럼프에 대한 내 생각을 솔직하게 말할 수 있게 됐다”며 “그를 좋아하지 않는다, 대통령이 될 자질이 없는 것 같다”고 독설을 퍼부었다고 전했다.
또한 콜베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에 “콜베어가 해고된 것이 정말 기쁘다. 그의 재능은 시청률보다 훨씬 떨어진다”고 적은 것과 관련해서도 “어떻게 감히 그런 말을 하시나요, 대통령님. 재능 없는 사람이 이런 재치 있는 풍자를 할 수 있을까요?”라고 비꼬기도 했다.
이어 클로즈업된 카메라에 대고 “엿이나 먹어라”고 말했다. 방송 화면에서는 욕설 대신 ‘삐’ 소리가 울렸고, 콜베어의 입모양은 흐릿하게 처리됐다. 관객들은 그의 이름을 연호하며 환호를 보냈다.
CBS가 갑작스럽게 시청률 1위 프로그램을 폐지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 시청자들은 방송 때마다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리는 농담을 반복해 미운 털이 박힌 콜베어를 퇴출시키기 위한 목적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CBS는 토크쇼 폐지 결정은 모회사의 합병과는 무관하다며 "심야 방송이 직면한 어려운 재정적 환경에 따라 폐지를 결정한 것으로 프로그램 내용이나 모회사 파라마운트와는 상관이 없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콜베어는 “시청률 1위 프로그램인데 어떻게 순전히 재정적인 문제로만 결정될 수 있었겠나”라고 꼬집었다.
CBS의 이번 결정은 모회사인 파라마운트가 할리우드 스튜디오 스카이댄스 미디어와 추진하는 84억 달러(약 11조7천억 원) 규모의 합병안을 성사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합병을 위해서는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이를 위해 최고 결정권자인 트럼프 대통령에게 잘 보이고자 토크쇼를 희생시킨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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