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젤렌스키 "'반부패기관 독립법' 오늘 의회 제출"…獨·英에 설명도
뉴시스
2025.07.25 00:49
수정 : 2025.07.25 00:49기사원문
독립성 침해 논란 법안 서명 이틀만 메르츠·스타머에 전화…"새 법 알려"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권위주의화 논란에 휩싸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반부패기관 독립성을 강화하는 법안을 즉각 추진한다고 밝혔다. 반부패기관 독립성 침해 우려 법안에 서명한 지 이틀 만이다.
키이우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24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의 법치주의와 반부패기관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새로운 법안 초안을 승인했다"고 말했다.
새 법안은 이날 곧바로 우크라이나 의회(베르호브나 라다)에 제출될 예정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유럽 주요국 정상에게 전화해 법안 설명에 나섰다. 우크라이나가 권위주의화되고 있다는 서방의 우려를 불식하고 유럽연합(EU) 가입을 계속 추진하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가디언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오후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통화한 뒤 "반부패기관을 위한 새로운 포괄적 법률안을 알렸으며, 독일이 초안 검토에 참여하도록 요청했다"고 밝혔다.
또 영국 총리실은 이날 키어 스타머 총리가 젤렌스키 대통령과 통화했다며 "정상들은 우크라이나 민주주의의 핵심인 독립적 반부패기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데 동의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22일 독립적 반부패기구인 NABU와 SAPO를 검찰총장 산하에 사실상 종속시키는 내용의 법안에 서명했다.
검찰총장은 대통령이 임명하므로, 현실적으로 젤렌스키 대통령 승인 없이는 정권 관계자에 대한 수사가 불가능해지는 개악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키이우와 르비우 등 주요 대도시와 젤렌스키 대통령 고향인 크리비리흐 등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항의 시위가 폭발적으로 일어났다. 시위대는 "민주주의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친 사람들에 대한 위선적이고 비열하며 부끄러운 처사"라며 젤렌스키 대통령을 비난했다.
우크라이나를 지원해온 국제사회도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법치 존중과 부패와의 싸움을 EU의 핵심 요소"라면서 "EU 가입 후보국으로서 우크라이나는 이런 기준을 분명하게 준수해야 한다. 타협은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하루 만인 23일 "우리는 여론을 모두 듣고 있다. 국가 기관에 무엇을 기대하는지 보고 있다"며 진화를 시도했다. 이어 24일 반부패기관 독립성을 보장하는 새 법안을 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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