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美공장 관세면제’ 요구, 되레 공급망 전환 압박으로 돌아왔다

파이낸셜뉴스       2025.07.28 16:56   수정 : 2025.07.28 16:4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한미의원연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미 의회를 상대로 우리 주요 기업들의 미 공장에 적용되는 관세를 면해 달라 요청했다. 하지만 도리어 필요한 소재·부품·장비(소부장)를 미국 내에서 조달하는 공급망 전환 요구를 받았다. 이에대해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우리의 협상력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낙관론을 펼치고 있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정부가 치열하게 관세협상을 치르던 때에 한미의원연맹 방미단도 지난 20~26일 미 정부와 의회를 접촉했다. 정부 간 협상을 측면 지원했지만, 한 가지 특정한 현안을 다룬 것이 우리 기업들의 미국 공장에 적용되는 관세를 면해 달라는 요구였다.

이는 한미의원연맹이 방미하기 전 지난 16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LG에너지솔루션 등 대규모 대미투자를 한 대기업 임원들을 만나 건의 받은 사안이었다. 미 공장을 짓고 가동하는 데에 필요한 소부장까지도 관세가 매겨져 어려움이 크다는 게 기업들의 토로였다. 국내 소부장 중소기업들은 당장 미국에 공장을 지을 여력이 없으니 난감하다는 것이다.

방미단은 미 측에 적극적으로 요구했다. 연방 정부와 상·하원에 직접 건의하는 것은 물론, 현대차 공장이 위치한 조지아주를 찾아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특히 미 집권당인 공화당 소속 의원 상당수의 선거지역이 우리 기업들의 직접투자를 받은 곳이라 협조를 구했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공화당의 많은 의원들의 지역에 우리 기업들이 있어 같은 마음이었다”며 “한 의원은 방미단 공동단장 조정식 민주당·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의 메시지를 트럼프 대통령 앞에 가서 읽겠다고 해 적어서 전달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미 측에서는 되레 소부장을 미국 내에서 조달하는 방안을 역제안했다. 완성품 조립만이 아니라 공급망 자체를 미국 안으로 들이라는 것이다. 여기에는 미국이 여야를 불문하고 추구하고 있는 ‘제조업 르네상스’의 영향이 크다.

미국은 대규모 고용 창출을 위해 약화된 제조업을 부흥시키려 하고 있다. 관세 압박을 계기로 내친 김에 대기업의 대규모 공장을 넘어 소부장 공급망까지 탐내는 이유이다. 조선업 협력을 요청해오는 것도 기본적으로는 군 함정 노후화 때문이지만, 쇠락한 조선업을 부흥시키려 한다는 점에서 같은 맥락이다. 미 측은 ‘제조업 르네상스 파트너’라는 명칭까지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원외교로 우리 기업의 부담이 더 커진 모양새이지만, 민주당은 관세협상을 타결할 기회요인으로 보고 있다. 미국이 우리를 제조업 부흥에 필요한 파트너로 보는 만큼, 이를 지렛대 삼아 세율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김영배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에서 “조선업을 비롯해 우리가 제조업 파트너로서 장점이 크기 때문에 미국을 설득할 수 있는 당당한 외교력을 지니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