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신경쓰는 트럼프, 대만 총통 방미 막았나?

파이낸셜뉴스       2025.07.29 13:49   수정 : 2025.07.29 13:49기사원문
지난해 취임한 라이칭더 대만 총통, 8월 美 경유 방문 무산
트럼프 정부 측에서 뉴욕 입성 거부했다고 알려져
시진핑과 관계 개선 노리는 트럼프, 불안 요소 사전 배제 가능성
대표적인 친미 정상 거부...시진핑과 협상에서 불리할 수도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표적인 친(親)미국 인사로 알려진 라이칭더 대만 총통의 미국 경유를 거부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는 올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관계 개선을 앞두고 미리 중국 정부를 의식한 조치로 추정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8일(현지시간) 보도에서 3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라이칭더가 오는 8월에 파라과이, 과테말라, 벨리즈를 포함한 중남미 3개국을 방문할 예정이었다고 전했다.

라이칭더는 3국 방문에 앞서 미국 뉴욕을 경유할 예정이었다. 관계자에 따르면 미국 트럼프 정부는 라이칭더에게 뉴욕 경유가 불가능할 수도 있다고 통보했다.

대만 정부는 28일 발표에서 태풍 피해 복구·대(對)미국 관세 협상 등을 언급하며 총통이 조만간 해외에 나갈 일은 없다고 밝혔다. FT와 접촉한 관계자는 라이칭더가 트럼프에게 뉴욕 경유를 거부당한 다음, 해외 순방 자체를 가지 않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1979년부터 미국과 단교한 대만의 총통들은 과거 국빈 방문 대신 중남미로 가는 길에 미국을 경유하는 방식으로 미국에 머무르곤 했다. 가장 최근에는 2023년 3월에 당시 현직이었던 차이잉원 전 대만 총통이 과테말라와 벨리즈로 가던 도중에 미국 뉴욕에 내렸다. 그는 미국 체류 당시 대만 총통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하원의장(케빈 매카시)과 만나기도 했다. 중국 정부는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며 대만 총통의 미국 방문 및 미국 정부 인사들과 접촉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15일 보도에서 지난해 5월 취임한 라이칭더가 오는 8월에 중남미를 방문하면서 미국 뉴욕과 텍사스주를 경유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국무부는 17일 브리핑에서 라이칭더의 뉴욕 경유에 대해 "과거 관행에 부합하고, 우리의 오랜 정책과 전적으로 일치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시진핑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라이칭더의 방미를 막았다고 분석했다.
미국 싱크탱크인 독일마셜기금의 보니 글레이저 인도·태평양 프로그램 이사는 “트럼프는 미중 양국이 (무역) 협상을 진행중이고, 정상회담까지 논의하는 상황에서 중국을 자극하지 않길 원한다”고 지적했다. 양측은 이달 28~29일 스웨덴에서 3차 무역 협상에 들어갔으며, 10월 말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직접 대면할 가능성이 높다.

글레이저는 “트럼프가 미국 및 대만의 관계가 바뀔 수 있다는 신호를 준다면 이는 트럼프의 억지력을 약화시키고, 시진핑이 대만과 관련해 추가적인 양보를 요구하도록 부추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