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으로 가는' 대구취수원 이전논의…지역갈등 다시 노출
연합뉴스
2025.07.29 17:58
수정 : 2025.07.29 17:58기사원문
구미시 "해평취수장 대신 감천합류부"…상주 "합의 뒤집기" 반발 의견차만 재확인…환경부 "결론 못 내, 추후 재논의"
'산으로 가는' 대구취수원 이전논의…지역갈등 다시 노출
구미시 "해평취수장 대신 감천합류부"…상주 "합의 뒤집기" 반발
의견차만 재확인…환경부 "결론 못 내, 추후 재논의"
(구미·상주=연합뉴스) 김선형 기자 = 대구 취수원 이전 문제가 원점에서 재검토되는 가운데 관련 지방자치단체 실무자 간담회에서 지역 간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원칙 없는 '손바닥 뒤집기식' 논의로 지역간 갈등만 부각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9일 경북 안동시 세계물포럼 기념센터에서 열린 '낙동강 상류 취수원 다변화 관계기관 간담회'에서 구미시는 대구 취수원 이전지로 낙동강 감천 합류부 지점 상류 일대를 제안했다.
손양숙 구미시 환경정책과장은 "해평취수장은 용량 상 한계가 있어 대구에 안정적으로 물을 공급하기 어렵다"며 "감천 합류부 상류 구간이 대구 취수원 이전지로 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감천 합류부 상류 구간은 지도상 구미보에서 직선거리로 1.2㎞ 떨어진 곳으로 구미시 선산읍 신기리·독동리, 도개면 신림리 일대 수역이다.
구미시가 2022년 4월 대구시와 협정을 체결한 해평취수장 대신 낙동강 상류인 구미보 수역 일대인 감천 합류부 지점을 새 취수 지점으로 제안하자 상주시는 "기존 합의를 뒤엎는 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안태용 상주시 상수도사업소장은 "2022년 이미 해평취수장으로 합의가 됐던 사안인데 다시 뒤집는 건 지역 간 갈등만 초래한다"며 "구미시 주장대로 새로 이전지를 정하게 되면 상주시 개발사업과 민간 투자 등에 제약이 생긴다. 완강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자원을 확보하려면 오히려 하류인 해평취수장이 더 유리하다. 구미시는 구미시 산업단지 때문에 감천으로 대구 취수원을 올리는 것"이라며 "대구시도 식수 전용댐을 만들거나 자구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의성군 역시 "낙동강 상류 구미보 일대로 대구 취수원이 이전을 하면 의성 지역 공장 설립에 제한이 걸린다"며 "주민을 설득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 대구·경북 신공항 용수와 안계정수장 용수 배분 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병정 경북도 맑은물정책과장은 "새로운 규제 지역과 관련해 주민 설득이 쉽지 않다"며 "일단은 지역 주민 동의를 끌어내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회의에 참석한 대구시와 울산시 관계자는 "물 문제는 국정 과제"라며 "조속히 확정을 지어달라"고 촉구했다.
이날 회의에는 환경부와 대구시, 경북도, 안동시, 구미시, 상주시, 의성군, 예천군, 울산시 등 관계기관 실무자들이 참석했으나 뚜렷한 결론 없이 마무리됐다.
환경부는 회의를 마무리하며 "지자체간 내부적으로 보고를 한 후 필요하면 다시 회의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대구 취수원 이전 지점과 관련한 관계 기관들의 입장과 관련해 "중대한 사안을 지나치게 가볍게 다룬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민조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취수원 이전은 수십만 시도민의 식수 안전이 걸린 중대 사안으로 지자체간 정치적 셈법보다 안전과 환경 보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원수인 낙동강을 정화할 생각을 하지 않고 지엽적인 취수원 이전에만 매몰돼 취수원 이전 그 자체가 부적절하다. 취·양수장 시설을 개선하고 낙동강 보를 개방해야지, 취수원을 이리 저리 옮기는 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구미시는 2022년 4월 대구시와 '맑은 물 나눔과 상생발전에 관한 협정'을 체결하며 구미 해평취수장에서 대구정수장까지 45.2㎞ 관로를 개설해 대구에 물을 공급하기로 한 바 있다.
같은 해 6월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며 확정됐던 사업은 민선 8기 출범 이후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대구시는 구미 해평취수장 대신 안동댐을 새로운 대구 취수원으로 하는 '맑은 물 하이웨이' 사업을 진행했다.
대구 취수원 안동댐 이전은 안동댐에서 110㎞ 길이의 도수관로를 연결해 대구 문산·매곡 정수장까지 원수를 공급하는 사업이다.
안동댐으로 귀결되는 듯했던 대구 취수원 이전 논의는 최근 재논의에 불이 붙었다.
구미보 저수 용량은 5천270만㎥다.
sunhy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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