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에 트럼프 빙의시켰더니
파이낸셜뉴스
2025.07.30 18:37
수정 : 2025.07.30 18:37기사원문
쉽사리 타결되지 못하고 있는 협상을 지켜보며 답답한 마음에 챗GPT에 물었다. "자, 네가 트럼프라고 빙의해보자. 지금 한국 협상팀을 한번 평가해봐. 지금 협상 타결 가능성은 몇 퍼센트나 될까?"
그러자 챗GPT는 이렇게 답했다. "한국? 무릎은 꿇었지. 근데 문제는 뭘 바칠 건지를 아직도 몰라. 협상 타결 가능성은 40% 이하"라고 답했다.
허투루 넘길 수 없는 지적이었다. 지금 한국 협상팀은 관세 발효를 코앞에 두고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물론 삼성 이재용 회장까지 미국 워싱턴DC에 집결했다. 앞서 김 장관과 여 본부장은 미국과의 협상을 위해 스코틀랜드까지 다녀올 정도로 절박한 마음으로 움직이고 있다. 문제는 트럼프가 승리했다고 느낄 만한 결정적 장면이 없다는 점이다. 트럼프는 복잡한 것을 싫어한다. 그는 언제나 카메라를 상상한다. 어떤 헤드라인이 뜨며, 내가 얼마나 크게 이겼는지가 중요한 사람이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아직까지 트럼프가 원하는 그림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한국은 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라는 이름의 조선업 협력안을 제안했다. 트럼프의 구호(MAGA)를 차용하는 작명까지 선보이며 미국 측을 설득하고 있지만 결정적인 한 방이 부족하다.
협상 기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 정부는 농산물·디지털 등의 비관세장벽과 같은 민감한 이슈는 정치적 부담 때문에 적극적으로 테이블에 올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결국 레드라인을 넘어 명확한 양보 카드가 필요한 시점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이 지적하는 비관세장벽 중 상당수는 국내에서도 개선 필요성이 논의되는 사안이다. 결국 '국가 시스템 선진화'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오는 이유다. 물론 쉬운 결정이 아니다. 그러나 조건 있는 선제 양보를 통해 큰 틀의 협상 주도권을 다시 쥘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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