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관세 15%, 당장은 日 웃겠지만..현대차 '정면돌파' 방침

파이낸셜뉴스       2025.07.31 16:19   수정 : 2025.07.31 17:49기사원문
車관세 15%, 사라진 무관세 프리미엄
한국-일본-유럽산 자동차 동일 관세



[파이낸셜뉴스]한미 양국이 7월 31일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데 합의했지만 한국산 자동차는 미국 시장에서 무관세 혜택을 잃고 일본·유럽차들과 똑같은 관세 조건으로 경쟁을 해야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번 관세 합의에 따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로 지난 10여년간 누렸던 한국산 자동차의 '무관세' 프리미엄은 사라졌다. 2.5% 관세 부담을 가진 일본·유럽차 업계와 비교해 가격 경쟁력이 있던 한국산 자동차는 이제 브랜드와 기술력으로 진검승부를 펼치게 됐다.

15%라는 동일한 관세 적용으로 한국산 자동차의 경쟁력 제고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는 점에서 국내 대표 완성차업체인 현대차·기아는 "다각적 방안을 추진해 관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란 각오를 다졌다.

■당장은 日 완성차 업체가 웃을 듯


우리 정부는 2.5% 관세 인하 효과를 살리고자 미국 측에 자동차 관세를 12.5%로 낮출 것을 적극 요청했지만, 미국 측은 받아들이지 않았고, 결국 일괄적으로 한국과 일본, 유럽차들은 동일한 15%의 관세를 적용받게 됐다.

미국시장 평균 자동차 판매가격이 5만 달러(한화 약 6900만원)를 넘는 만큼 2.5% 차이는 수요에 큰 영향을 주는 범위로 평가된다.

결국 실질 관세 인상률이 한국은 15%, 일본·유럽은 각각 12.5%가 됐다는 점에서, 당장은 미국에서 한국산 자동차들과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일본 완성차 업체들이 우위를 점할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산과 일본산 자동차의 경쟁 영역이 겹치는 터라 단기적으로 눈에 띄는 차이가 예상되는 반면, 유럽산 자동차는 고객층이 달라 상대적으로 영향이 덜할 것이란 설명이다. 한 업계 전문가는 "미국 시장에서 한국산 자동차가 일본산에 비해 2.5%라는 미묘한 가격 경쟁력으로 치열한 경쟁 속에도 우위를 점했는데 이젠 일본산 차량이 다소 유리해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자동차업체와의 경쟁에서도 부담이 커졌다는 지적이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경우 한국GM이 미국 수출에 전적으로 의존하지만 전반적으로 미국 내 생산기반이 공고하다는 점에서 한국산 자동차업체들의 경쟁 여건은 악화됐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일본, 유럽 뿐 아니라 미국 내 생산기반이 탄탄한 현지 업체들과 비교하면 경쟁력이 밀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대차·기아 "경쟁력 제고로 관세여파 최소화"


이같은 우려와 달리, 현대차·기아는 경쟁력 강화와 기술혁신 등으로 관세 여파를 최소화하고 내실을 다지는 '정면돌파' 방침을 분명히 했다.

현대차·기아는 이날 "대미 관세 문제 해결을 위해 온 힘을 다해주신 정부 각 부처와 국회의 헌신적 노력에 깊이 감사드린다"면서 "15%라는 관세가 적용돼 한국산 자동차의 경쟁력 제고가 중요한 상황으로, 품질 및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기술 혁신 등을 통해 내실을 더욱 다져 나갈 계획"이란 입장을 밝혔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현대차는 미국 생산능력을 120만대까지 확대한다고 했는데, 지난해 미국 판매가 170만대 수준이라 결국 50만대에 대한 수익감소를 감당할지, 가격 인상을 결정할지 고민이 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나마 이번 관세 인하로 현대차·기아의 관세 부담은 크게 완화될 전망이다.


증권가에선 25% 관세율이 유지됐다면 3·4분기 부터는 현대차만 해도 분기당 1조원이 넘는 손실이 불가피했었다고 추산했다.

NH투자증권은 관세율 25% 유지시, 현대차는 올해 3조680억원, 내년에는 4조580억원대 관세 부담을 받을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15%로 관세율을 낮출 경우 올해와 내년 현대차의 관세 부담은 각각 2조6000억원, 2조7000억원대로 파악돼, 각각 5000억~1조8000억원대 관세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정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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