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은 피했지만…글로벌 보릿고개 대비 중인 산업계

연합뉴스       2025.08.01 10:04   수정 : 2025.08.01 10:04기사원문
글로벌 상호관세 7일후 발효…"글로벌 불확실성·수요감소 예상" 공급망 재편 및 고강도 비용 효율화…기술경쟁력 강화도 박차

[관세타결] 최악은 피했지만…글로벌 보릿고개 대비 중인 산업계

글로벌 상호관세 7일후 발효…"글로벌 불확실성·수요감소 예상"

공급망 재편 및 고강도 비용 효율화…기술경쟁력 강화도 박차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강태우 기자 = 우리 정부가 미국과 통상 협상을 통해 상호관세율을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합의했지만 산업계는 하반기 세계 경제에 다가올 관세 폭풍에 대한 대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이번 성과로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을 어느 정도 지킬 수 있게 됐지만, 미국의 상호관세에 따른 글로벌 무역 불확실성과 경기 둔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수출입 화물이 쌓여 있는 부산항 신선대부두 (출처=연합뉴스)


1일 산업계에 따르면 이번 관세 타결 이후 기업들은 경쟁국과 같은 수준으로 상호관세율이 타결된 데 대해 안도의 반응을 보였으나, 하반기 경제 전망은 낙관적이지 않다는 데 전망이 일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오늘부터 7일 후 0시 1분부터 새 관세를 발표한다"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우리나라와는 합의 대로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했으나, 합의가 안 된 인도와 대만,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대해선 각각 25%, 20%, 30%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는 등 전방위적인 고율 상호관세 도입을 예고했다.

한미 협상 타결 이후 열린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기업들도 미국 관세정책이 글로벌 무역 환경 악화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했다.

박순철 삼성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한미 양국 협상 타결로 불확실성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하반기에는 글로벌 무역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세계적 성장 둔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하반기에 미국 시장에서 관세 영향이 확대하고, OBBBA(미국 국정과제 지원을 위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 등 정책 변화 영향이 본격화하면서 소비자 수요 불확실성이 크게 증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북미 제조사들의 보수적 재고 운용과 함께 소폭의 수요 감소가 뒤따를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기 역시 3분기 관세 인상과 환율 변동 등 대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생산 라인 (출처=연합뉴스)


한미 협상 타결 이후에도 품목관세 부과가 예고된 제품이나, 대미(對美) 수출 비중이 큰 업계의 우려 역시 여전하다.

반도체의 경우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이 최혜국 대우를 약속했으나, 품목관세 부과를 위한 안보영향 조사가 진행 중으로 최종 결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박순철 CFO는 "(안보영향 조사 대상에) 스마트폰 등 완제품도 포함돼 있어 삼성전자에 대한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에상된다"며 "다각도로 분석해 비즈니스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쪽으로 대응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SDI는 미국향 매출 비중이 70%를 차지하는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전량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하고 있다.

삼성SDI는 "8월 이후 관세율이 15%로 예상됨에 따라 하반기 영업이익률이 한자릿수 중반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처럼 이번 협상 타결 이후로도 관세의 후폭풍이 하반기 내내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기업들은 글로벌 공급망을 재편하고 비용 효율화를 서두르고 있다.

삼성SDI는 미국 내 전기차업체 스텔란티스와 합작법인인 스타플러스에너지 라인을 활용해 연내 현지 양산을 시작하고, 내년에는 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도 현지 양산에 나설 예정이다. 여전히 수입에 의존하는 일부 자재의 경우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보조금을 통해 관세 부담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수익성 방어를 위해 라인 운영을 유연하게 하고 비용 구조 개선을 통해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또한 북미 시장 전기차 업체들이 판가 인상을 자제하고 생산 및 비용 전략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고객사와 긴밀한 협의를 지속한다.


SK이노베이션은 "각 공급사와 배터리 제조사, 최종 고객사 모두의 이해관계가 최선의 방향으로 반영되도록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기술 리더십을 통해 어려운 상황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도 읽힌다.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첨단 반도체 기술 경쟁력을 꾸준히 강화하고 고부가 가치 제품 및 인공지능(AI) 제품 수요에 적극 대응하며 하반기 턴어라운드를 위한 준비를 착실히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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