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기술동맹 제안, 첨단산업 협력으로 이어지길

파이낸셜뉴스       2025.08.01 15:56   수정 : 2025.08.01 15:5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조현 외교부 장관과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이 31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회담을 가졌다. 두 장관은 전날 극적인 관세 협상 타결과 3500억달러 대미 투자 등 호혜적인 협상 결과를 복기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멍석을 깐 '2주내 한미정상회담 개최' 일정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타결이 '총론적' 합의였다면 이달 중 개최가 예상되는 한미정상회담에선 구체적인 '각론'을 정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이번 회담에서 특히 주목되는 것은 우리의 '기술동맹' 제안이다. 조 장관은 미측에 AI(인공지능)·원자력·퀀텀(양자과학) 세 분야를 집어 양국간 기술동맹을 강화하자고 제안했다. 한미동맹의 근간을 이뤄온 '안보'와 '경제' 두 축에 더해 AI·원전·퀀텀 첨단기술 분야를 세번째 축으로 발전시켜 나가자고 제안한 것인데 의미가 작지 않다. 미측은 일단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첨단산업에서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미국과 기술동맹을 맺어 협력을 이어간다면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지난 2022년 등장한 생성형 AI인 챗GPT를 위시한 AI분야는 구글·오픈AI·메타 등 미국 기업들이 글로벌 주도권을 쥐고 있다. AI 세계 3강을 목표로 내건 우리로서는 미국의 기술을 배우는 동시에 속히 따라잡아야 한다.

K-원전 기술력도 세계 선두권이지만, 핵심 원천기술은 미국이 갖고 있다. 여전히 미국의 원전 기술에서 배울 점이 있다. 미래 산업계의 판도를 바꿔놓을 '게임 체인처' 중 하나인 퀀텀도 마찬가지다.

미국으로선 글로벌 패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중국이 바짝 추격하고 있어 언제 추월당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미국도 한국과의 협력이 필요할 것이며 우리의 기술동맹 제안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원천기술 강자인 미국과 응용기술 강자인 한국이 힘을 합친다면 미래 산업생태계의 판도를 바꿀 AI·원전·퀀텀의 주도권을 양국이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세가지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분야는 산업이나 국방뿐만 아니라 무궁무진하다고 할 만큼 많을 것이다. 미래의 동맹은 안보 동맹만이 아닌 경제나 기술동맹이 더 중요할 수 있다.
전쟁은 무기로 싸우는 전쟁만이 아니라 첨단산업과 무역 등에서도 세계 각국이 이미 치르고 있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는 뜻이다. 곧 개최될 한미정상회담에서 이들 분야에서 구체적인 협력 방안과 글로벌 표준 마련 등 양국이 윈윈하는 방안이 도출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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