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강 위에 펼쳐질 나주의 꿈

파이낸셜뉴스       2025.08.03 19:07   수정 : 2025.08.03 19:07기사원문
왕건의 아내인 나주오씨
드라마틱한 삶 뮤지컬로
영산강 물결위 펼쳐진다



유구한 역사를 간직한 나주! 그 중심에는 어머니의 강 영산이 흐른다. 마한의 태동부터 근현대의 아픔까지 나주와 함께 견뎌온 영산강은 이곳 사람들에게 단순한 강물이 아닌 생명의 젖줄이자 문화교류의 통로였다.

새로운 이야깃거리만 보면 눈이 번쩍 뜨이는 프로듀서인 내게 나주는 그야말로 이야기의 보물창고처럼 느껴졌다.

그렇게 새로운 꿈을 찾아 나주를 탐색하던 중 감사하게도 나주 영산강 축제 총감독을 맡아 나주 시민 여러분들을 만날 수 있었다.

최정원, 마이클 리, 박건형, 김호영을 비롯한 뮤지컬 스타들이 빅쇼를 만들어 주었고 트로트 가수 송가인 등 많은 아티스트들이 참여한 콘서트도 나주의 밤을 뜨겁게 달구어주었다. 그 덕분에 나주의 가을밤은 다채로운 음악으로 물들어 갔고 38만명의 방문객이 나주에서 벌어진 잔치를 즐기기 위해 먼 길을 달려와 주셨다.

하지만 흥겨운 잔치를 성대하게 치르고 난 후 내겐 또 다른 갈증과 욕심이 생겼다.

"외부에서 모셔 오는 멋진 아티스트들의 공연도 좋지만 나주만의 콘텐츠로 무대를 채울 순 없을까?" "그리고 그 축제가 일회성 행사가 아닌 사계절 내내 나주를 찾는 이들을 맞이하는 상설공연이 되게 할 수는 없는 걸까?" 그렇게만 된다면 그 공연은 나주만의 훌륭한 지역 문화자산이 될 터인데….

이런저런 생각들은 결국 내게 새로운 꿈을 꾸게 만들었고 윤병태 나주 시장과 여러 번 미팅을 통하여 나는 바로 보물찾기에 들어갔다. 나주만의 콘텐츠에 어울릴 만한 역사 속 인물을 찾아 헤매는 보물찾기 여정은 내게 나주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해주었고, 결국 그 여정 속에서 나는 "장화왕후 오씨"라는 보석을 찾아내게 되었다.

대중에게는 다소 생소한 인물일 수 있지만 장화왕후 오씨는 고려 건국의 숨은 주역이자 고려의 2대 왕 혜종의 어머니이기도 한, 나주의 위대한 여성 중 한분이셨다. 태조 왕건이 수많은 호족의 딸 중 나주 오씨를 왕후로 맞이하고 그 아들 왕무가 다음 왕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오씨의 남다른 지혜와 선구안이 있었기 때문 아니었을까.

그런 생각으로 그녀의 드라마틱한 삶을 따라가다 보니 나주를 관통하는 역사의 큰 흐름과 정신이 느껴졌고 어머니로서, 또 한 시대를 열어간 인물의 조력자로서 보여준 그녀의 혜안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깊은 울림을 주리라는 확신이 들었다. 힘들었지만 즐거운 나주에서의 보물찾기는 멋진 보석을 찾아 가다듬는 과정을 거쳐, 2025년 나주 영산강 축제에서 장화왕후를 새롭게 재해석한 뮤지컬을 선보일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야외에서 그것도 강변에서 서사가 있는 공연을 올린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변화무쌍한 날씨와 강바람 속에서 수많은 관객들을 커버할 음향설비 등은 극장과는 비교할 수 없는 변수가 너무나 많다. 하지만 그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영산강이 가진 공간의 상징성과 장화왕후 이야기가 만나졌을 때 발현될 엄청난 시너지를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이 무모하면서도 새로운 도전에 실력파 배우 이충주와 루나가 동참해 고려 건국에 얽힌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영산강 물결 위에 펼쳐 낼 것이다.
부디 이번 가을 나주 영산강이 장화왕후의 숨결과 만나 마법 같은 순간을 펼쳐 내길 기대해 본다. 또한 뮤지컬 스타 마이클 리의 삶을 중심으로 뮤지컬 배우 최정원, 아이비, 카이, 김호영은 물론 트로트 가수 김용빈, 박지현, 팝페라 그룹 라비던스, 성악가 김은경, 류하나 등이 영산강을 아름다운 선율로 채워줄 것이다.

영산강의 이 멋진 축제가 나주의 역사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잇는 거대한 꿈의 무대가 되어 지역민에게는 삶의 터전에 대한 애정을, 방문객에게는 잊지 못할 문화적 체험을 선사해 줄 수 있는 자긍심과 감동의 무대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볼 생각이다.

박명성 신시컴퍼니 예술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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