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라운드' 속도 붙나…"한미FTA, 수정될 것"
파이낸셜뉴스
2025.08.10 14:38
수정 : 2025.08.10 14:38기사원문
"美 관세, 한미 FTA 위반 맞다"
의무사항 개정 등 준비할 것
"CPTPP, 한미 FTA 보완 역할"
USMCA 재협상, 영향 미칠까
협력이 현실화하면 미국은 한미 FTA를 활용, 탈퇴한 CPTPP에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다시 미국을 위대하게'라는 슬로건을 중심으로 세계 무역 질서를 재편하는 트럼프 전략에 속도가 붙고 있는 모양새다.
"美 관세, 한미 FTA 위반 맞다...무효화 가능성은 낮아"
제프리 쇼트 국제경제연구소(IIE) 선임연구위원은 10일 본지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미국의 새 정책(관세)은 한미 FTA을 위반(violate)하고 있다"며 "양국이 한미 FTA의 기존 의무사항 관련 개정 및 업데이트를 준비하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쇼트 연구위원은 지난 1983년부터 피터슨연구소에서 활동, 국제 무역정책과 경제제재 등을 연구하는 통상 전문가로 미국 재무부 국제 무역,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등에서 상임고문으로 활동한 인물이다.
미국이 조항 수정까지 하면서 FTA를 지키려는 이유는 중국 견제, 우방국 확대 등에 적극 활용할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CPTPP와의 연계 가능성이 나오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CPTPP를 탈퇴한 미국 입장에서는 영향력도 넓히고 우방국도 늘릴 수 있는 기회인 것이다. CPTPP는 환태평양 지역 11개 국가가 참여하는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이다. TPP에서 미국 탈퇴 후, 남은 국가들이 기존 내용을 유지하면서 새롭게 만들었다. 쇼트 연구위원은 "CPTPP 회원국들과 공급망 등에서 관계를 강화하는 것은 (양자 협정인) 한미 FTA를 보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특히 유럽연합(EU)이 CPTPP 관련 논의를 확대하고 회원국 가입을 신청한다면 그 중요성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라운드 가속...USMCA 재협상, 한미 FTA 미칠 영향은
업계는 이런 움직임이 트럼프 라운드를 가속화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와 관련, 미국의 무역 정책을 총괄하는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USTR)는 지난 7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등 무역 정책을 기존 세계무역기구(WTO) 체제를 대체할 새 질서로 규정했다. 그리어 대표는 "트럼프 행정부는 WTO 설립으로 이어진 우루과이 라운드 등 미국에만 불리하게 작용한 세계 무역 질서를 개혁하려고 한다"며 "트럼프 라운드를 목도하고 있다"고 했다.
몇 달 앞으로 다가온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재협상이 한미 FTA 수정에 미칠 영향에도 주목된다. USMCA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개정해 대체한 미국, 멕시코, 캐나다 간 자유무역협정이다. USMCA 재협상은 기존 내년으로 정해졌으나 조기 재협상을 원하는 트럼프의 요구로 급물살을 타고 있다고 전해졌다.
업계는 동맹국과의 무역 규범 강화 등 USMCA에서 논의된 협상 내용이 한미 FTA 수정에도 일부 적용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쇼트 연구위원은 "미국 관세 등 새 정책들이 USMCA 재검토 과정에서 광범위한 논의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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