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주한미군 역할변경 수용 발표할까..."정치적 성명" 요구한 미국
파이낸셜뉴스
2025.08.10 11:57
수정 : 2025.08.10 15:36기사원문
주한미군사령관 "주한미군 변화 필요"
[파이낸셜뉴스] 한미 관세협상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주한미군 역할 변경에 대해 한국의 '정치적 성명' 발표를 우리 정부에 요청하려 했던 것으로 전해져 파장이 커지고 있다. 주한미군사령관도 "주한미군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같은 논란은 중국 견제를 위한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놓고 미국이 한국에게 '정치적 성명'을 요구하는 초안 문건을 워싱턴포스트(WP)가 입수, 지난 9일 보도하면서 알려졌다.
WP는 미국측이 작성한 초기 초안에 "대북 억제를 계속하는 동시에 대중국 억제를 더 잘하기 위해 주한미군 태세의 유연성을 지지하는 정치적 성명을 한국이 발표할 것"이라는 내용이 적시돼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양국이 지난달 말 가진 관세협상 과정에서 한국은 지난해 기준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비를 3.8%로 증액하기를 원했다고 함께 전했다. 한국 국방비는 GDP 대비 약 2.3%지만 미국은 5%대로 증액을 계속 요구해왔다.
주한미군 내에서도 역할 변경 움직임이 포착됐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지난 8일 경기 평택 캠프 험프리스 미군기지에서 열린 국방부 기자단과 첫 간담회에서 "주한미군에 변화가 필요하다"면서 북핵 위협과 러시아와 중국 등 정세 변화로 한미동맹 현대화의 필요성은 공감했다. 다만 브런슨 사령관은 전작권 전환 시기는 "합의된 조건들을 충족하지 않은 체 서두를 경우, 한반도 안보태세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며 속도조절 필요성을 제기했다.
주한미군의 역할변경은 주변국인 중국뿐만 아니라 일본, 러시아, 북한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안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이 대통령의 입장이 주목된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5일(현지시간) 알래스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을 위한 만남이지만 한반도 문제도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한 이후 북러 밀착이 가속화된 와중에 열리는 미러정상회담이어서다.
또한 이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한미정상회담에 앞서 한일정상회담을 갖는 것을 조율중이라고 아사이신문과 요미우리신문이 보도했다. 오는 25일 워싱턴DC에서 한미정상회담이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일정상회담이 23일 전후로 도쿄에서 먼저 열릴 것이라고 일본 신문들은 전했다.
역대 정부에서 정상회담을 위한 대통령의 방미 일정이 방일보다 늦춰진 적은 없다.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한미일 동맹과 한미동맹 현대화를 함께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일본과 외교관계의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 앞서 조현 외교부 장관도 첫 방미일정을 앞두고 이시바 총리를 지난달 말에 먼저 만났다. 대통령실은 이같은 각종 전망들에 대해 "아직 확정된 일정은 없다"라며 말을 아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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