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협상 치켜세운 이창용...이달 금리 묶을까
파이낸셜뉴스
2025.08.12 09:12
수정 : 2025.08.12 09:14기사원문
경기 둔화 우려 완화에 금리 인하 시급성↓
외환시장 변동성에 내외금리차 확대 우려↑
9월 美금리 결정 확인하고 10월에 인하해도
수도권 집값·가계대출 증가세 둔화도 지켜봐야
하반기 두 번째 기준금리 결정을 한 달도 남기지 않은 상태에서 한국은행의 금리 동결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대두되고 있다. 상호관세 불확실성 해소로 금리 인하의 시급성이 줄어들면서 미국의 금리 인하를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 생긴 가운데, 서울 집값 상승세 둔화에 대한 확신을 가지기도 아직 이르다는 지적이다.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 총재는 “8월 통방 부담을 덜었다”는 발언의 의미에 대해 "통방에 가까워서 자세히는 말씀드릴 수 없다"면서도 "관세 때문에 여러 부정적인 것을 많이 생각했는데 우리 경제에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답했다.
무엇보다 관세 이슈라는 최대 대외 리스크가 잠잠해진 만큼 한은은 다른 요소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최근 1400원을 위협하는 원·달러 환율도 그 중 하나다.
한은이 공개한 7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한 금통위원은 "자본 유출 등 외환수급에 애로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내외금리차를 감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적절히 유지하는 것도 고려해야 할 요인"이라며 "통화정책이 가계대출 안정을 위한 거시건전성 정책과의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내외금리차를 감안하여 미국 정책금리의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당시 금통위가 있었던 지난달 10일까지 7월(1~10일) 평균 환율은 1362원 수준이었으나 이달 8월(1~8일)의 경우 1389.2원으로 30원 가까이 올랐다. 이달 1일에는 5월 중순 이후 처음으로 1400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에 최근 미국의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8월에 금리를 내리기보다 10월에 금리를 내리는 것이 내외금리차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JP모건과 골드만삭스는 “최근 고용시장 약세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스티븐 미란 백악관 국가경제자문위원장을 지명으로 9월 인하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고 설명했다. 실제 시카고상품거래소(CME)워치페드에 따르면 미 연준의 9월 인하 전망 예상은 90% 수준까지 상승했고,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98선까지 후퇴한 상태다.
더구나 금리 인하 시점의 최대 변수로 꼽히는 ‘수도권 집값 상승세 둔화’에 대한 확신을 아직 얻지 못했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첫째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14% 올랐다. 상승률이 전주(0.12%) 대비 확대된 것으로 정부의 6·27 대책 발표 직후인 6월 다섯째 주 이후 5주 연속 둔화 양상을 이어가다가 6주 만에 다시 늘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도 지난 7일 760조8845억원으로 집계돼 지난달 말(758조9734억원)보다 일주일 만에 1조9111억원 늘어났다.
윤지호 BNP파리바 연구원은 “6월 정부 건전성 규제로 서울 주택가격 주간 상승률이 둔화되고 거래량도 감소하고 있지만 완전 안정이 아니라 공급·과세 조치 등 추가 대책의 대기 상태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은도 과도한 금리 인하 기대가 다시 부동산 과열과 가계부채 급증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신중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8월 금리 인하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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