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한길 블랙홀' 국힘 전대…민심은 찬탄, 당심은 반탄
뉴스1
2025.08.17 14:22
수정 : 2025.08.17 14:22기사원문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국민의힘 8·22 전당대회가 닷새 앞으로 다가왔지만, 전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가 블랙홀처럼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고 있다. 정작 주인공인 당권주자들의 목소리는 묻히고 전 씨만 부각되는 모양새다.
"전한길 대회"라는 자조가 나올 정도다. 17일 방송토론회 역시 전 씨 문제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찬반 공방으로 채워질 전망이다.
한 재선 의원은 "입당 당시나 이번에 제명했어야 했는데 지도부가 어정쩡하게 끌고 오다 자초했다"고 꼬집었다. 당 안팎에선 "국민의힘이 아니라 극우의힘으로 가고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여권에서 조국 전 대표 사면, 이춘석 의원 주식 차명 의혹 등 악재가 이어지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지율은 반사효과를 누리지 못했다. 한국갤럽 조사(8월 둘째 주)에서 더불어민주당 41%, 국민의힘 22%로 격차는 두 배에 달했다. 6·3 대선 이후 두 달 넘게 20%대 박스권에 갇히며 컨벤션 효과도 실종됐다.
김문수·장동혁은 당심 압도…강성 지지층에 발목 잡힌 국힘
민심과 당심의 괴리도 뚜렷하다. 전체 국민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선 찬탄(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찬성)파인 조경태(22%)·안철수(18%) 후보가 선전했지만, 국민의힘 지지층 내에선 김문수(46%)·장동혁(21%) 등 반탄 후보가 압도했다.
전 씨와 보수 유튜버를 중심으로 한 강성 지지층이 당내 여론을 움직이고, 국민의힘의 외연 확장을 가로막고 있다는 평가다.
전 씨는 합동연설회가 열린 14일 유튜브 방송 '전한길 뉴스'에서 장동혁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이번은 중간평가니 뽑히지 않은 후보들은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하라"고 독려했다. 김문수·장동혁 후보는 전 씨 등이 주최한 자유우파 토론회에 출연해 사실상 '면접'을 치르기도 했다.
문제는 이후다. 한 초선 의원은 "혁신파가 당선돼야 한다는 게 제 생각이지만, 분위기는 반탄 후보 쪽으로 기울고 있다"며 김 후보의 우세를 전망했다. 의원들이 "이번 전대가 공천권과 직결되지 않는다"며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도 한계다.
국민의힘이 제1야당으로서 제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윤 전 대통령과의 완전한 절연, 강성 지지층과의 거리 두기가 우선이라는 지적이 잇따른다.
한 소장파 의원은 "윤 전 대통령 부부 문제, 계엄·탄핵, 전한길 논란까지 정리하지 못한 것이 앞으로 당 운영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며 "결국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없이는 민심 회복도, 당 정상화도 불가능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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