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남북합의 복원 단계적 이행을"… 軍소통채널 마련 등 분주

파이낸셜뉴스       2025.08.18 18:07   수정 : 2025.08.18 18:41기사원문
9·19 군사합의 복원 선포 후속
통일·외교·국방, 대책마련 나서
尹정부의 ‘통일 독트린’ 폐기도
북미·남북 대화 병행 추진하며
단계적 비핵화 여건 조성 목표

9·19 남북 군사합의 복원을 지난 15일 선포한 이재명 대통령이 남북긴장 완화를 위한 후속조치를 주문하면서 통일부, 외교부, 국방부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외교부는 북한의 단계적 비핵화를 위한 북미·남북 대화 병행을 추진하며 통일부와 국방부는 남북간 군 소통채널 복원에 나선다.

이 대통령은 1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제1회 을지국무회의 및 제37회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남북 긴장 완화 후속조치를 각 부처에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급변하는 대외 여건 속에서 대한민국의 국익을 지키고 외교적 공간을 넓혀 나가기 위해서는 남북 관계가 매우 중요하다"면서 "관련 부처는 기존 남북 합의 중에서 가능한 부분부터 단계적 이행을 준비해달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의 지시로 통일부, 외교부, 국방부 등 관련 부처의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북미, 남·북간 대화 재개를 위해 힘쓸 것이라고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 업무보고에서 밝혔다. 조 장관은 "고위급에서 한미 간 일치된 대북 정책 기조를 확인하고 긴밀한 한미 공조를 바탕으로 북핵 대화 여건을 조성하며, 북미, 남북 대화 재개를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를 바탕으로 동결, 감축, 폐기로 이어지는 단계적 비핵화 전략과 실행 방안을 마련하고, 중러 등 주변국의 건설적 역할 또한 견인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대화 진전 시 남북대화와 북미협상을 병행 추진해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구조 구축 프로세스가 상호 추동해 함께 진전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나가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중국과 관련해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11년 만의 시진핑 주석 방한을 통해 한중 정상교류를 복원하겠다"면서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안정을 위한 중국의 건설적 역할도 견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또한 "대러 소통을 지속하는 한편 우리 안보를 위협하는 러북 군사협력에 대해서는 단호한 반대입장을 견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북미 대화 추진과 관련해 "2019년 2월 28일 하노이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제안을 받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며 "그랬다면 지금 핵 문제의 지형은 많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이어 "군 통신과 9·19 군사합의 복원 등으로 군사적 신뢰를 쌓아 가겠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또한 정부의 공식 통일방안인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의 발전안을 만들고 '한반도 평화통일기본법'을 제정하는 한편 '남북기본협정' 체결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이날 윤석열 정부의 8.15 통일 독트린 폐기도 선언했다. 통일부 구병삼 대변인은 "8.15 통일 독트린은 발표 당시에도 자유, 인권 등 가치와 이념에 지나치게 경도됐으며, 수립 과정에서 대국회 의견수렴 미비 등 절차적 문제가 지적된 바 있다"며 폐지 이유를 설명했다.

국방부도 대북확성기 철거에 이은 남북 긴장 해소를 위한 후속 조치를 논의중이다.
한미 양국은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 연합훈련을 이날부터 오는 28일까지 축소해 실시한다. 군 당국은 이번 조정의 공식적 이유로 폭염 등 훈련 여건을 언급했지만, 북한의 민감한 반응 등 정치적 요소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의 추가 지시에 따라 9월로 연기된 야외 훈련들이 실제로 실시될지는 앞으로 한미 양국 협의와 한반도 정세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서영준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