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여정, UFS 비난 한국 외교상대 여부 들먹여…왜?

파이낸셜뉴스       2025.08.20 15:42   수정 : 2025.08.22 10:49기사원문
김여정 UFS에 반발"리재명, 역사 바꿀 위인 아냐…한국, 외교상대 못돼"
이재명 대통령 화해 발언에 "망상이고 개꿈" 안규백 국방부 장관 등 비판
전문가 "적대적 두 국가론 극대화 포석, 북미 직거래 향해 가겠다는 의도"
"한국은 비핵 국가, 北의 핵강압 '하이퍼전략' 추진 가속화, 국격 제고 전략"
"北 중국 러시아와 동등하게 외교 게임에 나설 수 있는 국가라는 점을 강조"
"韓 한반도 주도권 장악 위해 ‘G7 플러스’ 가입 등 외연 확장 전략 설계 필요"



[파이낸셜뉴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한미연합훈련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 연습에 대해 "침략전쟁연습"이라는 비난을 담은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의 주장을 보도했다.

20일 군과 통일부 등에 따르면 이날 통신은 "화해의 손을 내미는 시늉을 하면서도 또다시 벌려놓은 이번 합동군사연습에서 우리의 핵 및 미싸일능력을 조기에 '제거'하고 공화국 령내로 공격을 확대하는 새 련합작전계획('작계 5022')을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여야 한다"는 김여정의 주장을 담았다.

통신은 또 그가 전날 외무성 주요 국장들과 협의회를 열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대외정책 구상을 전달 포치(지도)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김여정은 "한국은 우리 국가의 외교 상대가 될 수 없다"며 "리재명은 이러한 력사의 흐름을 바꾸어놓을 위인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확실히 리재명 정권이 들어앉은 이후 조한(남북) 관계의 '개선'을 위해 무엇인가 달라진다는 것을 생색내려고 안깐힘을 쓰는 '진지한 노력'을 대뜸 알 수 있다"면서 "그러나 아무리 악취 풍기는 대결 본심을 평화의 꽃보자기로 감싼다고 해도 자루 속의 송곳은 감출 수 없다"고 말했다.

김 부부장은 또 안규백 국방부 장관, 조현 외교부 장관,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실명도 일일이 거론하며 비난했다.

특히 "한국에는 우리 국가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지역외교 무대에서 잡역조차 차례지지 않을 것"이라며 "외무성은 한국의 실체성을 지적한 우리 국가수반의 결론에 립각하여 가장 적대적인 국가와 그의 선동에 귀를 기울이는 국가들과의 관계에 대한 적중한 대응 방안을 잘 모색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는 국제무대에서 한국과 외교전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여정은 지난 18일 을지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작은 실천이 조약돌처럼 쌓이면 상호 간 신뢰가 회복될 것"이라는 모두발언을 언급하며 "그 구상에 대하여 평한다면 마디마디, 조항조항이 망상이고 개꿈"이라고도 했다.

그는 "우리는 문재인으로부터 윤석열에로의 정권 교체 과정은 물론 수십 년간한국의 더러운 정치 체제를 신물이 나도록 목격하고 체험한 사람들"이라며 "결론을 말한다면 '보수'의 간판을 달든, '민주'의 감투를 쓰든 우리 공화국에 대한 한국의 대결 야망은 추호도 변함이 없이 대물림하여왔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국방 외교·안보 전문가는 '적대적 두 국가론’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포석이다. 적대국인 한국과는 외교를 작동시킬 필요가 없다는 메시지를 통해 한국은 유사시 군사적으로 평정할 대상이라는 기존의 입장을 고착시키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반길주 국립외교원 교수는 한반도 문제에서 한국을 배제시키고 북미 직거래를 향해 움직이겠다는 간접적 메시지도 담고 있다. 아직 북한이 미국과 협상에 나서겠다는 명확한 의사를 표명한 것은 아니지만, 한국이 상대국이 아니라는 것은 미국은 상대국이 될 수 있다는 의미를 우회적으로 담은 것으로 풀이될 수 있다고 짚었다.

반 교수는 핵강압을 높이고 전략적 우위 선점을 위한 포석도 녹아 있다. 김여정이 언급한 ‘무게감’은 결국 북한 자신은 핵무기도 보유한 핵강국이지만 한국은 그렇지 못한 비핵국가이기에 동등한 위치에 있는 국가가 아니라는 점을 강압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핵강국 지위를 바탕으로 대외적 지평을 확장하는 ‘하이퍼전략’(특정 상황서 핵강압과 전략적 우위 선점을 위한 전략) 추진을 가속화하겠다는 북한의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북한 자신은 이제 세계속의 핵강국이니 이러한 지위를 가진 국가들만이 자신과 고강도 외교의 자격이 있다는 점을 내세우는 국격 제고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예기다.

아울러 미국, 중국과 같은 강대국이나 소련 부활을 꿈꾸는 (준)강대국인 러시아 같은 수준의 국가와 동등하게 외교 게임에 나설 수 있는 국가라는 점을 강조하는 북한의 움직임이라고 진단했다.


반 교수는 "이러한 북한을 상대로 한국이 한반도 주도권을 장악하려면 대외적 외연 확장을 최대치로 끌어 올리는 전략이 설계될 필요가 있다"며 "'G7 플러스’ 가입도 유효한 외교 방책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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