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정상회담 D-1..."K-반도체, 美에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 주지시켜야"

파이낸셜뉴스       2025.08.25 15:18   수정 : 2025.08.25 19:07기사원문
'미국에 반드시 필요한 나라' 강조
제품 관세 면제, 유예 등 요구해야
"관세율 인하는 사실상 어려워"

[파이낸셜뉴스] 코 앞으로 다가온 한미정상회담에서 한국이 무조건적인 반도체 관세율 인하 요구보다는 개별 제품 관세 면제·관세율쿼터(TRQ) 등 예외 조항 지정에 더 무게를 둬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이 반도체 산업에서 미국에 반드시 필요한 존재임을 강조, 요구사항을 미국에 전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회담에서 바이든 정부 시절 받기로 한 보조금을 확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반도체 관세 부과 시점은 이번 정상회담 직후가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제품 관세 면제 등 요구해야"
25일 본지 취재 결과, 반도체 및 통상 전문가들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국이 반도체 관세와 관련해 필요한 방향성을 명확히 전달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개별 제품 관세 면제 및 반도체 관세 유예, 미국 반도체 산업 정책의 일관성 등이 대표적 예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물론 미국에 투자하는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관세를 모두 면제 받는 게 가장 좋다"면서도 "만약 이게 어려울 경우, 최소 미국 내 한국 기업이 생산하는 반도체 제품 만큼은 해외에서 들여온다 할지라도 관세를 없애달라고 요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만들기로 한 파운드리 제품을 예로 들었다. 그는 "(한국 정부가) 특히 삼성이 미국에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했다는 점을 강조, 한국에서 미국으로 건너오는 파운드리 제품 정도는 관세를 면제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다른 방법으로 TRQ 도입을 들었다. TRQ는 일정 물량까지는 무관세를 적용하고, 그 양 이상을 수입할 때 양측 협의에 따라 관세율 등을 정하는 방식이다.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도 미국과의 파트너십 강화를 내세워 품목 관세 제외, 관세 유예 등을 이뤄내야 한다고 봤다. 박 교수는 "미국이 소프트웨어 설계 기술은 세계 최고가 맞지만 제조 경쟁력은 높여야 한다"며 "(한미 정상회담에서) 추격자인 중국을 뿌리치기 위해서는 한국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그는 그러면서 "한국 정부가 이런 점을 잘 알고 활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美 일관성 부족 지적도 필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보조금 문제와 관련해서는 시기와 규모에 차이가 있다는 점을 지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은 "보조금 지급이 늦어지고 있고 미국 반도체 산업 정책의 일관성이 없어 투자를 확대하기 어렵다는 점을 강하게 말해야 한다"고 전했다. 장 원장도 "바이든 정부 때 받기로 한 반도체 보조금이 줄어들지 않도록 정부가 요청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해 12월 미국은 삼성전자에 47억4500만달러(약 6조6000억원), SK하이닉스는 4억5800만달러(약 6조9000억원)의 보조금을 준다고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반도체법 폐지' 발언에 이어 최근에는 보조금 지급 대가로 지분을 요구하는 등 전방위적 압박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대부분 반도체 품목 관세가 15%보다 낮아질 가능성은 적다고 예측했다.
김정회 한국반도체협회 부회장은 "최혜국 대우를 해주는다는 건, 반도체 품목 협상을 맺은 유럽연합(EU) 수준에 맞춰주겠다는 뜻"이라며 "원칙적으로는 EU에 15% 적용하면, 우리도 그렇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관세 발표 시기는 한미 정상회담 직후가 유력할 것으로 예측된다. 김 연구위원은 "현재 관세 카드는 미국의 협상 무기"라며 "(한미) 정상회담 전에는 발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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