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권 교수, 사료·바이오 연료 동시 혁신 옥수수 개발
뉴시스
2025.08.25 09:30
수정 : 2025.08.25 09:30기사원문
리그닌 감소로 소화율·에탄올 수율 30% 향상, leafy 유전자로 수량성까지 해결 16년 연구 끝에 상반된 특성 결합 성공, 농업 잔류물 활용한 친환경 에너지 전환
[포항=뉴시스]송종욱 기자 = 한동대학교는 김순권 석좌교수(국제옥수수재단 대표)가 기후 위기 시대의 해법이 될 혁신적인 옥수수 품종 개발에 성공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성과의 혁신성은 상반된 특성을 가진 두 유전자의 단점을 극복해 장점만을 결합했다.
애초의 bm3 유전자는 소화율과 에너지 효율은 뛰어나지만 식물체가 약해 쓰러지기 쉬운 단점이 있었고, leafy 유전자는 수량성은 우수하지만 상대적으로 소화 효율 개선 효과가 제한적인 한계가 있었다. 김 박사는 이 두 유전자를 결합해 '꿈의 옥수수'를 완성한 것.
우리나라는 2024~2025년 기준으로 매년 1180만t의 옥수수를 수입하고 있다. 이는 연간 쌀 소비량 376만t의 3배가 넘는 막대한 규모로, 이 중 950만t이 사료용으로 사용해 옥수수는 우리나라 축산업의 핵심 원료다.
이는 우리나라만의 현상이 아니라 미국·유럽연합(EU) 등 낙농 선진국은 옥수수 줄기·잎·속대 등을 사일리지로 가공한 조사료가 전체 사료의 50~60% 이상을 차지할 만큼 옥수수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한 사료 작물이다.
이처럼 중요한 옥수수는 전 세계적으로 대량 생산되지만,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농업 잔류물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했다.
농업 잔류물 소각으로 온실가스 방출이 심각한 문제가 된 것이다. 중국에만 연간 7억t의 농업잔류물 중 1.2억t이 밭에서 직접 소각해 옥수수 잔류물만 연간 2억t이 생산돼 절반 이상을 소각하고 있다.
이러한 잔류물을 바이오 에너지 원료로 활용하며 친환경 에너지 전환을 이룰 수 있는 길이 열린다.
김 박사가 개발한 'bm3+leafy 하이브리드 옥수수'가 바로 이러한 가능성을 현실로 만드는 핵심 기술로, 가축 소화율 향상과 우유 생산량 증대, 일반 옥수수 대비 20~30% 높은 에탄올 수율, 대폭적인 수량성 증대 효과를 동시에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
bm3 유전자의 핵심은 리그닌 감소에 있다. bm3 유전자는 식물체의 리그닌 합성 경로에 관여해 줄기와 잎의 세포벽을 일반 옥수수보다 덜 단단하고 소화가 잘 되도록 만든다.
리그닌 감소는 소·염소 등 가축의 소화율 향상으로 직결되며, 이는 자연스럽게 우유 생산량 증대 효과를 가져온다.
위스콘신대학과 미네소타대학 연구에 따르면, bm3 옥수수는 일반 옥수수 대비 20~30% 높은 에탄올 수율을 보였다.
leafy 유전자는 수량성의 혁신을 가져왔다. leafy 옥수수는 줄기 위쪽에 더 많은 잎이 달리도록 육종된 품종으로 일반 옥수수는 이삭 위쪽에 7개의 잎이 있는 반면, leafy 계열은 최대 13장까지 달려 전체 식물체가 크고 잎의 수량이 많다. 전분·섬유질의 소화성이 균형 잡혀 사료 작물로서의 가치도 뛰어나다.
김 박사의 연구 여정은 험난했다. 지난 2008년 하와이대학 브루베이커 교수로부터 분양받은 3종의 bm 옥수수 집단 종자로 중국 하이난성 산야에서 시작된 연구의 초기 단계에서 대부분의 옥수수가 쓰러졌다. 하지만 쓰러지지 않은 3%의 종자를 선별해 2011년 포스코 연구비를 지원받아 2016년 bm3 하이브리드 육종에 성공했다.
이후 중국 정부의 규제로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으며 2017년 연구비 지원이 중단됐지만, 김 박사는 굴복하지 않고 연구를 계속해 올해 bm3와 leafy의 장점을 모두 결합한 하이브리드 옥수수 육종을 완성했다.
김순권 박사는 "이번에 개발한 옥수수는 사료 가치와 대체 연료 가치를 모두 갖춘 기후 위기 시대를 헤쳐 나갈 꿈의 옥수수라 할 만하다"며 "식량 안보와 친환경 에너지 생산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획기적인 성과"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글로벌 환경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전 세계적으로 소각되는 막대한 농업잔류물을 bm3+leafy 하이브리드 옥수수를 통해 바이오 에너지로 활용한다면, 온실가스 감축과 친환경 에너지 생산이라는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얻으며 농업 잔류물 활용의 새로운 길을 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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