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희망한 김정은과 APEC 만남…통일부 "접점 찾을 것"
파이낸셜뉴스
2025.08.26 10:52
수정 : 2025.08.26 10:56기사원문
이재명 대통령 "북한에 트럼프월드 조성해달라" 요청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과 2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가진 정상회담에서 한국에서 올해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북·중 정상들과 만남 가능성을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난 김정은과 잘 지내며, 한국이 다시 (북한과) 함께할 수 있기 위해 할 수 있는 건 뭐든지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정은 위원장과의 만남을 요청하면서 "북한에 트럼프월드도 하나 지어서 저도 거기서 골프도 칠 수 있게 하고, 세계사적인 평화의 메이커 역할을 꼭 해주시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트럼프 대통령께서 '피스메이커'를 하시면, 저는 '페이스메이커'로 열심히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집권 시절에 김 위원장과 두 차례 정상회담을 가졌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나는 그를, 여동생(김여정 부부장)을 제외한 누구보다 잘 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이 "올해 아니면 내년에 그(김정은 위원장)를 볼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올해 그를 만나고 싶다"고 답했다.
올해 북미 정상간 만남 성사 여부는 김정은 위원장의 결단에 달렸다. 이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APEC에 참여 의사가 없다"며 거절을 표명한 바 있다. 따라서 APEC 기간에 북미 정상 간 만남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김 위원장이 기존 입장을 뒤집고 극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양자 정상회담은 성사 가능성이 비교적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미·중 관계가 전략적 경쟁 구도를 이어가고 있지만, 양측 모두 관계 관리와 긴장 완화를 위한 소통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 경제와 공급망 문제, 대만해협 정세까지 복합적 현안이 쌓여 있는 만큼 APEC을 계기로 미·중 정상의 만남은 불가피하다. 중국도 시진핑 주석의 APEC 참가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APEC 개최 전후로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여건 조성과 접점이 필요하다고 이날 밝혔다.
그는 "(김 위원장의) APEC 자체 참석은 비현실적"이라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계기를 활용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아울러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에 트럼프월드를 지어달라고 한 것은 "아이디어 차원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대화 분위기를 한국의 대통령이 조성하려 한다는 점에서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인 2018년과 구도가 유사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당시 북미 정상은 북한의 비핵화 방안을 두고 두 차례 정상회담을 가졌고, 문재인 전 대통령이 '한반도 운전자론'과 '중재자론'을 앞세워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북미 대화를 조율한 바 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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