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째 원두 직거래 고수… "생산자 알면 커피 가치 달라져"
파이낸셜뉴스
2025.08.26 18:13
수정 : 2025.08.27 12:02기사원문
서필훈 커피리브레 대표
스페셜티 커피 1세대 대표 브랜드
패키지에 생산자 얼굴·이름 새겨
지속가능성 인증 ‘비콥’ 올초 획득
"한국 커피시장 더 성장할수 있다"
스페셜티 커피 1세대 브랜드 '커피리브레'의 서필훈 대표(사진)는 26일 "공장에서 찍어낸 커피가 아니라 얼굴을 가진 생산자가 만든 커피, 재배 환경을 느낄 수 있는 커피를 소개하고 싶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 대표는 커피를 단순한 기호식품이 아닌 '얼굴이 있는 상품'으로 정의한다.
이러한 방식이 늘 수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큰 리스크가 따른다. 서 대표는 "에티오피아에서 출발한 원두 컨테이너가 예멘 후티 반군 미사일에 맞아 전손 처리된 적이 있다"며 "3억원 가까이 손실을 봤는데, 전쟁 리스크는 보험 보상도 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서 대표는 직거래 원칙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나쁘게 말하면 고집이지만 좋게 말하면 타협하지 않은 것"이라며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잇는 것이 커피리브레의 본질이자 건드릴 수 없는 가치"라고 강조했다.
리브레는 스페인어로 '자유로운'을 뜻한다. 서 대표는 "처음 스페셜티 커피를 시작할 당시 커피는 대화를 위한 소품이거나 잠을 쫓기 위한 일종의 에너지 드링크로서 소비자들은 품질에 큰 관심이 없었다"며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커피를 선보이고 싶었다"고 회상했다.
커피리브레를 소비자에게 각인시킨 브랜드 로고 역시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다. 고아들을 보살피기 위해 레슬러가 된 멕시코 신부의 얘기를 다룬 영화 '나초 리브레'에서 영감을 받았다. 서 대표는 "재미와 의미를 모두 가진 얘기라 너무 멋졌다"며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커피리브레만의 브랜딩은 서울경제진흥원(SBA) 유튜브를 통해 소개됐다. 영상에는 커피리브레의 직원들과 서 대표가 직접 출연해 커피리브레가 커피 산지와 직거래 원칙을 고수하는 이유, 지속가능성에 대한 커피리브레의 고민을 엿볼 수 있다.
현재 국내 커피숍은 포화상태다. 그럼에도 서 대표는 한국 커피 시장이 더 성장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리브레는 4개 매장을 10년 넘게 유지하면서 드립백·캡슐·선물용 패키지 등 원두 판매를 강화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빠른 변화 속에서도 서 대표는 원칙을 고수한다. 그는 "유행을 타지 않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아예 유행에 올라타지 않는 것"이라며 "16년간 지켜온 원칙을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가겠다"고 약속했다.
서 대표는 최근 가장 큰 성과로 2년간의 준비 끝에 올해 초 획득한 비콥 인증을 꼽았다. 비콥 인증은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책임을 기업 경영의 핵심 가치로 삼고 있음을 의미한다. 서 대표는 "스페셜티 커피와 지속가능성이 만나는 지점을 찾고 싶다"며 "커피리브레가 향후 커피 산지와 소비자를 잇는 일을 했던 브랜드로 기억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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