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즉시 현장으로… 글로컬대 선정 위해 ‘심팩토리’ 승부수"
파이낸셜뉴스
2025.08.26 18:16
수정 : 2025.08.26 18:16기사원문
동남권 인재양성 이끄는 조홍래 울산과학대 총장
연암공대·한국폴리텍VII과 맞손
‘연합공과대’로 규모 키워 재도전
실물·가상 결합한 ‘제조AI 공장’
학생엔 경험·기업엔 인프라 제공
울산 車·조선업계와 협력 끈끈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울산과학대학교는 현대그룹 창업주 고 정주영 회장이 세운 전문대학이다. 52년 전인 1973년 3월 입학생 250명으로 개교했다. 현재는 신입생 1000명 이상, 총 학생 수 5200명의 비수도권 최고의 전문대학으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 들어 울산과학대는 제조업 중심의 주력산업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한 미래 신산업 도시로 탈바꿈하려는 울산 산업계와 발맞춰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울산과학대는 실무 중심의 직업교육을 선도하는 대학으로서 졸업 즉시 산업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실무형 인재를 양성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여기에는 산학협력 협의회가 토대가 되고 있다.
조홍래 울산과학대 총장은 "대학의 전공과 관련된 산업체와 69개 산학협력협의회를 구성했다"며 "산업체의 수요를 면밀히 분석해 교육 과정에 적용함으로써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총장은 산업체 재직자의 직무 역량 향상에도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2일 열린 제51회 후기 학위수여식에서 개교 이래 처음 석사 10명을 배출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 2023년 9월 미래모빌리티제조학과에 입학한 산업체 재직자들이었다. 본인 소속 기업의 직종 및 직무와 연관된 과제를 연구해 일반대학원과는 차별화된 비논문 방식으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는 울산지역 산업에 필요한 고숙련 전문 기술 인재의 양성이자 울산과학대만의 특성이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물이다.
조 총장은 "기업의 신규 인력이 되는 학생뿐만 아니라 기업 재직자들의 교육에서도 협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최근 생산 현장에 증가하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도 직무, 언어, 문화 교육을 진행해 도움을 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인재 양성의 또 다른 방향은 '동남권 지역 대학 중심의 제조 전문 인력 양성'인데 이는 울산과학대학교와 연암공과대학교가 도전하고 있는 '글로컬대학30 사업'의 계획에 구체적으로 나타난다.
두 대학은 지난해 연합을 구성해 '글로컬대학30 사업' 참여를 신청했다가 선정되지 못했다. 모기업인 HD현대와 LG 그룹 지원과 상호 협력으로 눈길을 끌었지만 예비 지정대학에 머물렀다.
올해 재도전에 나선 두 대학은 최종 선정을 위해 한국폴리텍VII대학까지 포함한 '연합공과대학'으로 규모를 확대하고, 국내 대학 최초의 '심팩토리(SimFactory)' 구축과 해외 '케이-기술 거점(K-Tech Hub)' 구축을 앞세운 승부수를 던졌다.
새로 합류한 한국폴리텍VII대학은 창원·부산·울산·동부산·진주·석유화학공정기술연구원 등 6개 캠퍼스를 갖고 있다.
이들 3개 대학은 지역 산업과 연계한 각 대학의 강점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울산과학대는 화학공정, 미래모빌리티, 이차전지 산업을, 연암공과대학교는 디지털 전환(DX)테크, 항공MRO 산업을, 한국폴리텍VII대학은 기계장치 산업에 특화(Tri-Core 체계)해서 사업을 추진한다.
핵심 사업인 '심팩토리(SimFactory)'는 실물과 가상이 결합한 제조AI공장이다. 국내 대학 캠퍼스에는 처음 설치되며 학생들에게 현장 경험을, 지역기업에는 제조AI 전환 기술과 인프라를 지원한다. 또 심팩토리에 디지털트윈 기술을 접목해 가상공장들을 연결하는 초광역 제조AI 플랫폼도 구축된다.
울산과학대는 현재 HD현대그룹의 설계 전문 계열사인 HD현대이엔티와 협력해 가칭 '개방형 설계센터' 설립을 추진 중이다. 연암공대는 제조AI 확산을 위해 독립 운영이 가능한 마이크로소버린 AI를 구축해 심팩토리와 연동하고, 지역 산업체의 디지털 전환과 AI 활용을 촉진·지원할 계획이다.
해외 '케이-기술 거점(K-Tech Hub)' 구축은 '연합공과대학-HD현대·LG-지자체'의 삼각 협력을 바탕으로 이뤄진다. 해외 거점센터를 구축해 현지 교육, 해외 인재의 국내 유입, 지역 정착이라는 구조를 만들어 동남권 제조업의 맞춤 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양 대학은 HD현대와 LG의 해외 법인 및 네트워크를 활용해 베트남을 시작으로 12개국에 15개 이상의 케이-기술 거점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해외 케이-기술 거점센터는 '현지 취업·해외 정착-국내 연합공과대학으로 외국인 유입·국내 정착'이라는 투트랙 체제로 운영된다. 또 현지 교육자 양성으로 기술 교육을 전 세계로 전파하고 성과관리와 국제포럼 등을 추진해 케이-기술 거점을 브랜드화하는 계획까지 수립했다.
조홍래 총장은 "지난해 탈락 요인을 분석해 강점을 더욱 강화했고 또, 실행계획서에 포함된 여러 사업을 추진하며 글로컬대학 선정에 대한 열정과 의지를 충분히 증명한 만큼 올해는 최종 선정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올해로 마지막인 '글로컬대학30' 사업의 최종 선정 대학은 오는 9월 발표된다.
ulsan@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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