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김정은 만나달라" 10월 APEC서 북미 회담 제안

파이낸셜뉴스       2025.08.26 18:23   수정 : 2025.08.26 18:23기사원문
한반도 안보
트럼프 "올해 만나고 싶다" 화답
불참 선언했던 北 입장바꿀지 주목
시진핑과의 회담도 성사 가능성

【파이낸셜뉴스 워싱턴DC(미국)·서울=서영준 김경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0월 말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및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남을 희망했다. 이에 따라 역사적인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만남이 한반도에서 재현될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과 2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가진 정상회담에서 한국에서 올해 개최되는 APEC 정상회의에서 북중 정상들과 만남 가능성을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APEC 회의 참가 시 북중 정상과의 만남 여부에 대한 질문에 "(이 대통령이) 만날 기회를 주겠다는 것인가"라며 "어려운 질문이지만, 김 위원장과 다시 만날 기회가 있다면 상당히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한번 만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재차 의지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난 김정은과 잘 지내며, 한국이 다시 (북한과) 함께할 수 있기 위해 할 수 있는 건 뭐든지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요청하면서 "북한에 트럼프월드도 하나 지어서 저도 거기서 골프도 칠 수 있게 하고, 세계사적인 평화의 메이커 역할을 꼭 해주시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트럼프 대통령께서 '피스메이커'를 하시면, 저는 '페이스메이커'로 열심히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집권 시절에 김 위원장과 두 차례 정상회담을 가졌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나는 그를, 여동생(김여정 부부장)을 제외한 누구보다 잘 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올해 아니면 내년에 그(김정은 위원장)를 볼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올해 그를 만나고 싶다"고 답했다.

올해 북미 정상의 만남 성사 여부는 김 위원장의 결단에 달렸다. 이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APEC에 참여 의사가 없다"며 거절 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 따라서 APEC 회의 기간에 북미 정상의 만남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김 위원장이 기존 입장을 뒤집고 극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양자 정상회담은 성사 가능성이 비교적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미중 관계가 전략적 경쟁구도를 이어가고 있지만, 양측 모두 관계 관리와 긴장완화를 위한 소통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 경제와 공급망 문제, 대만해협 정세까지 복합적 현안이 쌓여 있는 만큼 APEC 행사를 계기로 미중 정상의 만남은 불가피하다. 중국도 시 주석의 APEC 회의 참가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APEC 회의 전후로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여건 조성과 접점이 필요하다고 이날 밝혔다.


그는 "(김 위원장의) APEC 자체 참석은 비현실적"이라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계기를 활용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대화 분위기를 한국의 대통령이 조성하려 한다는 점에서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인 2018년과 구도가 유사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당시 북미 정상은 북한의 비핵화 방안을 두고 두 차례 정상회담을 가졌고, 문재인 전 대통령이 '한반도 운전자론'과 '중재자론'을 앞세워 세 차례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북미 대화를 조율한 바 있다.

rainman@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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