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가운데 주4일 근무제로 다가가는 네덜란드

뉴시스       2025.08.26 19:09   수정 : 2025.08.26 19:09기사원문
파트 타임 근무 OECD에서 가장 높고 주당 근무시간 EU에서 가장 짧아 EU내 1인당 GDP 가장 높아…전 인구와 생애 주기에 걸쳐 일자리 분산 주 4일 근무, 경제파탄 부르지 않아…기꺼이 선택 가능한 선택 될 수 있어

[델프트(네덜란드)=AP/뉴시스]2024년 12월10일 네덜란드 델프트 마르크트 광장에서 시민과 관광객들이 연례 빛 축제를 즐기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미 오래 전부터 주 4일 근무제를 향한 길을 걸어온 네덜란드의 사례를 주목해야 한다며, 주 4일 근무가 모든 고뇌를 해소해주지는 않지만 경제 파탄으로 가는 지름길도 아니라고 보도했다. 2025.08.26.
[서울=뉴시스] 유세진 기자 = 주 4일 근무제를 놓고 번아웃이나 성 불평등, 실업률 등의 해결에 도움이 된다는 찬성론자들과 경제적 생산량 감소, 사업 경쟁력 손상, 공공 서비스의 경색, 직업 윤리 약화를 초래할 것이라는 반대론자들 간 논쟁은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계속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미 오래 전부터 주 4일 근무제를 향한 길을 걸어온 네덜란드의 사례를 주목해야 한다고 26일 보도했다.

네덜란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파트 타임으로 일하는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다. 유럽연합(EU)의 통계를 담당하는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20∼64세 주요 직업에서 네덜란드의 주당 평균 근무시간은 32.1시간으로 EU에서 가장 짧다. 네덜란드 ING 은행의 경제학자 베르트 콜린은 정규직 근로자들의 주 4일 근무가 점점 더 보편화되고 있다며 "나는 주 5일 근무하는데 이때문에 조사를 받아야 하는 일도 있다"고 말했다.

모든 것은 여성들의 노동시장 참여로부터 시작됐다. 네덜란드는 1980년대 여성들이 파트타임으로 노동력에 참여하기 시작할 때까지 전통적인 남성 생계형 모델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여성들의 노동시장 참여로 이른바 "1.5 소득자 모델"이 확산됐고, 세금과 복리후생 제도를 이유로 이러한 근무 패턴이 권장됐다. 특히 어린 자녀가 있는 남성에게 파트 타임 근무는 큰 인기를 끌었다.

네덜란드의 경험은 주 4일 근무가 경제적으로 많은 타격을 가져올 것이라는 주장이 지나치다는 것을 암시한다. 1인당 평균 노동 시간이 짧음에도 불구, 네덜란드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 기준 EU에서 가장 부유한 경제 중 하나다. 이는 근로 시간 단축과 시간당 생산성이 상대적으로 높고 고용률이 높은 덕분이다. OECD에 따르면 2024년 말 네덜란드 노동 연령 인구의 82%가 취업해 영국의 75%나 미국의 72%, 프랑스 69%보다 훨씬 높은 취업률을 보였다.

특히 여성들은 평균 노동시간이 더 긴 미국 같은 나라들보다 더 높은 고용률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네덜란드인들은 비교적 늦게 은퇴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일이 인구 전체와 생애 주기에 걸쳐 더 많이 분산돼 있음을 의미한다.

다만 주 4일 근무로 남녀 평등이 개선된 것은 아니다. 아버지가 육아를 하는 '아버지의 날'어 점점 더 흔해지고 있지만, 여전히 여성의 아르바이트 비율이 훨씬 높다. 그리고 파트 타임 근무는 여전히 여성의 커리어에 장애가 되고 있다. 2019년 OECD 보고서에 따르면 네덜란드는 관리자의 27%만이 여성이었는데, 이는 OECD에서 가장 낮은 비율 중 하나이다.


콜린은 이론적으로는 네덜란드가 더 적은 시간 근무로 성장을 억제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GDP 증가만을 위해 모든 사람들이 한국보다 더 많이 일하는 디스토파아적 사회를 제안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네덜란드의 경험은 주 4일 근무가 모든 고뇌를 해소해주지는 않지만 경제 파탄으로 가는 지름길도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네덜란드의 교훈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일을 정리하고 분배하는 것이 가능하며, 기꺼이 감수할 수 있는 선택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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