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푸틴, 엑슨의 사할린 프로젝트 복귀 비공개 논의"-WSJ

뉴시스       2025.08.27 10:31   수정 : 2025.08.27 10:31기사원문
우크라 침공 뒤 철수하면서 지분 40억 달러 포기한 엑슨 평화협상 진전 때 사업 복귀 가능성 로스네프트와 협의 푸틴은 정상회담 당일 엑슨 복귀 장애물 제거 조치

[서울=뉴시스]러시아 사할린-1 프로젝트의 석유 수출항 데카스트리에서 원유를 선적하는 유조선. (출처=위키피디아) 2025.8.27.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지난주 알래스카 미러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 극동 연안 석유 및 가스전 개발 협력 청사진을 논의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푸틴은 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양국이 더 많은 사업을 함께 할 수 있다고 말했고 트럼프가 “우리는 거래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그러나 이날 푸틴도 트럼프도 공개하지 않은 사실이 있다.

비공개회담에서 양국의 최대 에너지 기업들이 러시아 국동 연안에서 석유와 가스전을 다시 개발하기 위해 협력을 재개하는 문제를 논의한 사실이다.

푸틴에게 엑슨의 러시아 사업 재개는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파탄이 난 미국과 관계를 극적으로 화해하는 의미가 있다.

엑슨 모빌은 올해 러시아 최대 국영 에너지 기업인 로스네프트와 비밀 협상에서 우크라이나 평화 프로세스의 일환으로 양국 정부가 승인할 경우 사할린 프로젝트에 복귀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엑슨의 닐 채프먼 수석 부사장이 대표로 협상을 했으나 사안의 민감성 때문에 엑슨 내부에서도 이 사안을 아는 사람은 극소수다.

대런 우즈 엑슨 CEO가 최근 몇 주 사이 백악관에서 트럼프와 만나 엑슨의 러시아 복귀 가능성을 논의했으며 호의적 반응을 얻었다.

엑슨은 러시아로부터 철수하기 전 러시아 사할린 섬 근처의 세 개 유전에서 이름을 딴 ‘사할린-1’ 프로젝트 일본, 인도 기업과 함께 지분 30%을 보유하는 등 대대적으로 투자했었다.

그러나 엑슨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 러시아 지분을 매각하겠다고 발표하고 40억 달러 이상을 손실 처리했고 러시아는 매각을 막은 뒤 엑슨 지분을 말소해버렸다. 엑슨 이외의 일본과 인도 투자자들은 아직 사할린-1 프로젝트에 남아 있는 상태다.

엑슨이 사할린-1 프로젝트에 복귀할 수 있을 지는 트럼프의 평화 협상 중재가 성공할 것인 지에 달려 있다.

엑슨은 러시아로부터 철수한 직후 미 재무부로부터 러시아내 동결 자산 처리를 위해 러시아측과 접촉할 수 있는 허가를 받고 있다.

엑슨과 로스네프트 사이의 파트너십 재가동 논의는 지난 1월 트럼프 취임 즈음 강화됐다.

지난 2월 미·러 고위 당국자들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회담할 당시 채프먼 엑슨 수석 부사장이 카타르 도하에서 로스네프트의 이고르 세친 CEO를 비공개로 만났다.

푸틴의 측근인 세친은 미국의 제재 대상이지만 엑슨이 재무부로부터 접촉 허가를 받았다.

푸틴이 알래스카 정상회담 당일 엑슨의 러시아 복귀를 막는 장애물 하나를 제거했다. 사할린-1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러시아 기업의 지분을 외국 기업이 소유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령에 서명한 것이다.

엑슨의 러시아 복귀 여부는 러시아가 제시할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엑슨은 사할린 철수로 인한 손실을 회수하길 원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엑슨이 러시아에서 철수할 당시 사할린에서 생산되는 석유는 엑슨 전체 생산량의 3%를 차지했다. 엑슨은 또 로스네프트와 함께 액화 천연가스 탐사도 진행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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