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관영 언론 “韓, 美명령으로 대중 견제하면 위험한 수레에 운명 거는 것”

뉴시스       2025.08.27 11:28   수정 : 2025.08.28 09:10기사원문
환구시보 “안미경중 조정하려면 핵심 문제 먼저 답해야” 이 대통령 “더 이상 유지할 수 없다” 발언 반박 “바둑 기사가 될지 바둑알이 될지 결단해야”

[워싱턴=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정책 연설을 하고 있다. 2025.08.27.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26일 “안미경중(安美經中) 조정, 핵심 문제에 먼저 답해야”하는 사설을 실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담을 가진 다음날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한 발언을 두고 논평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안미경중 논리를 더 이상 유지할 수 없다고 말해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이 대통령은 “과거 미국이 중국 견제나 봉쇄에 매우 확고한 입장을 취하기 전에는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과의 협력에 의존했지만 최근 미중 경쟁이 치열해지고 공급망이 재조정되고 있어 그런 논리를 유지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은 미국의 대중 수출 통제 및 공급망 통제에서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있다”며 “중국과 지리적으로 매우 가깝고 중국과의 관계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환구시보는 안미경중은 강대국 경쟁 속에서 한국이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실용적인 전략이라는 점을 인정했다. 중국은 역사적 유대와 안보적 고려에 기반한 한국의 동맹 선택을 이해하고 존중한다고도 했다.

그러나 이제는 안미경중에서 선회하는 것은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한 것에 대해서는 ‘전략적 나태함에 대한 변명’이라고 비판했다.

중견 강대국으로서 전례없는 변화의 시기에 어떻게 전략적 자율성을 유지하고 확장할 수 있을지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물음을 회피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문은 “안미경중을 과거의 유물로 묘사하고 다른 선택 여지가 없다고 하는 것은 한국의 국익을 미국의 세계 전략에 종속시키는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중국을 봉쇄하고 부분적인 디커플링을 추구하는 미국의 전략은 동맹의 안보와 경제적 이익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자국의 세계 패권을 유지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신문은 한국이 ‘미국과의 안보’를 추구했으나 진정한 안보를 가져다주지도 못했다며 사드(THAAD) 미사일 방어 체계 배치를 사례로 들었다.

사드 배치로 한반도 핵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한중 관계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켰다는 것이다.

환구시보는 “한국이 반도체, 공급망, 대만해협, 남중국해 등 중국의 핵심 이익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 중국을 견제하라는 미국의 명령을 맹목적으로 따르면 자국의 운명을 위험한 수레에 묶는 것과 다름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도 중국과의 갈등을 관리하고 협력의 여지를 확보하려 하고 있는데 한국이 어떻게 ‘미국 아니면 중국’이라는 선택을 할 수 있냐는 것이다.


중국과의 관계를 잘 관리하는 것, 건전하고 안정적인 중한 관계는 선택이 아닌 그 자체로 한국의 가장 중요한 전략적 자산이자 한국이 외부 압력에 저항하고 한반도의 평화를 유지할 수 있는 견고한 기반이라고 충고했다.

신문은 “한국은 바둑 기사로 행동할 것인가, 바둑알처럼 행동할 것인가”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의 정치 엘리트들이 장기적인 이익에 기반한 독립적인 판단과 결정을 내리기 위해 더욱 강력한 전략적 결의를 보여야 한다고 신문은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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