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했던 北·中… 中 80주년 전승절 '관계복원' 과시 무대로
파이낸셜뉴스
2025.08.28 18:19
수정 : 2025.08.28 18:32기사원문
中외교, 참석자 26명 명단 발표
北 김정은, 푸틴 다음으로 거명
한미일 vs 북중러 구도 노린 듯
관광 재개로 외화벌이 나선 北
'訪中 대가' 여행객 요구 가능성
■中, 트럼프·김정은 재회에 불안
중국 외교부의 훙레이 부장조리(차관보)는 28일 중일전쟁 승전 80주년 기념식 준비 상황 브리핑에서 시 주석의 초청으로 "26명의 외국 국가 원수 및 정부 수뇌가 기념 활동에 참석한다"고 밝혔다.
훙레이는 "중국과 조선(북한)은 산과 물이 이어진 우호적 이웃"이라며 김정은이 "중국을 방문해 중국 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전쟁(제 2차 세계대전) 승리 80주년 기념활동에 참석하는 것을 열렬히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양국의 전통적 우호를 공고히 하며 발전시키는 것은 중국 당정의 굳은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은 조선과 교류·협력을 강화하면서 사회주의 건설을 추진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김정은의 방중은 중국 정부가 최근 속도를 높인 북·중 관계 정상화 노력의 성과로 보인다. 중국과 북한은 전통적인 우방이었지만, 북한이 지난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파병 및 기술 교류로 밀착하면서 냉랭한 관계 속에 있었다. 북·중 양국은 지난해 수교 75주년을 맞았으나 고위급 교류나 대규모 기념식도 열지 않다. 북한 주재 왕야쥔 중국 대사는 6·25 전쟁 정전 협정 체결 71주년(북한 전승절) 열병식에도 불참했다.
그러나 중국은 올들어 다시 북한에 손을 내밀며 관계 회복에 관심을 보였다. 왕야쥔은 지난 2월 평양 지하철을 시찰하며 "중국 관광객들에게 중요한 명소"라며 북한 여행 재개를 시사했다.
외신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월 2기 정부를 시작하면서 트럼프와 김정은이 다시 만날 가능성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트럼프 1기 정부 당시 중국을 제외한 북·미 밀착이 반복되는 상황을 경계하고 있다. 아울러 트럼프 2기 정부와 무역 전쟁 속에 있는 시진핑은 러시아와 북한 등 그나마 가까운 우방을 끌어 모아야 할 처지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날 중국의 다음 달 열병식으로 북·중·러 정상들이 처음으로 함께 만난다며 이들이 "서방에 대한 저항"을 과시하기 위해 뭉쳤다고 지적했다. 3국 정상들의 연대는 한국과 미국, 일본의 연대와 대결 구도를 강조하려는 전략적인 공조로도 볼 수 있다.
■돈 급한 北, 中에 관광객 요구할 듯
뉴욕타임스(NYT)도 같은 날 김정은이 중국에 관계 개선 대가로 관광객을 요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집권 이후 지속적인 도발로 국제 사회의 대규모 제재에 직면한 김정은은 올해 들어 제재 대상이 아닌 관광산업을 집중 육성해 외화를 벌고 있다. 2019년 기준 북한을 방문한 중국 관광객은 30만명에 달했지만 2020년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이후 급감했다. 국경을 봉쇄했던 북한은 지난해 12월부터 본격적으로 해외 관광객 유치에 나섰으며, 오는 10월 예정된 노동당 창건 80주년 행사를 전후로 국제 행사도 재개하기로 했다. 현재 북한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은 대부분 러시아 국적으로 중국 관광객 숫자는 여전히 미미하다.
한편 김정은이 이번 방중으로 처음으로 국제 무대에서 여러 정상들과 함께 대면하게 된다. 다자무대에 처음 서게 된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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