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0원 소금빵' 논란에..한국 가격 日보다 3배 비싼 까닭은

파이낸셜뉴스       2025.09.02 10:35   수정 : 2025.09.02 10:4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최근 구독자 360만명을 보유한 유튜버 슈카월드가 출시한 '990원 소금빵'이 논란이 되면서 국내보다 가격이 저렴한 일본의 베이커리 유통구조가 조명을 받고 있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1인당 국민소득이 비슷하지만 소금빵 가격은 한국과 비교해 3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일본의 압도적 가격경쟁력의 요인은 대량생산을 통한 원가 절감, 유통과정 간소화, 저렴한 빵을 선호하는 소비트렌드 등으로 분석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베이커리 시장을 양분한 파리바게뜨, 뚜레쥬르의 소금빵 가격은 2800~3300원 수준으로 일본 1위 제과 기업 야마자키가 판매하는 소금빵 138엔(1300원)과 비교해 2.5배 정도 비싸다.

빵플레이션(빵+인플레이션) 논란을 불러 일으킨 슈카월드가 판매하는 소금빵은 개당 990원으로 일본보다 다소 낮다. 다만, 슈카월드 빵은 임시 매장(팝업스토어)으로 임대료 부담이 적고, 유통 과정을 축소해 가격을 낮췄다고 설명했다. 슈카월드는 기존 빵가게들이 비난 받는 것과 관련 지난달 31일 방송을 통해 "자영업자를 비난한 적은 없다"며 "빵값의 구조적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려던 것"이라고 사과했다.

그러나, 빵값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 상에서는 "과거 통큰치킨처럼 선택지 1개가 늘어난 것일뿐 자영업자들의 불만을 이해할 수 없다"거나 "국내 유통 과정에 문제가 있다면 슈카월드가 아닌 국내 빵 유통 과정 문제를 바로 잡아야 한다"는 등의 의견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한국과 경제 규모가 비슷한 일본은 빵값이 훨씬 저렴하다. 2025년 기준 일본과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한국이 3만4640달러, 일본이 3만3960달러로 비슷하다. 빵의 주 재료인 밀과, 설탕 등을 대부분 수입하는 것도 동일하다. 반면 일본의 경우 소금빵 1개 가격이 1300원대인데 반해 한국은 3000원 수준으로 2.5배 이상 저렴하다.

업계에서는 일본의 베이커리 가격경쟁력을 △대량생산을 통한 유통과정 축소 및 원가 절감 △소비자가 선호하는 빵 가격에 대한 심리적 저항선 △빵 생산자들의 경쟁을 통한 가격 인하 효과 등으로 보고 있다.

예를 들어, 일본 베이커리 시장 1위인 야마자키는 대량 생산을 통해 원재료비와 유통비를 낮추고 있다. 장기 계약, 대량구매, 보조금 혜택으로 밀과 설탕 버터 등 원재료 구입 비용을 낮춘 것이다. 인건비 부담도 한국에 비해 덜하다. 2015년부터 2025년까지 한국의 최저시급은 80%(5580원→1만30원) 가량 올랐지만 도쿄의 최저시급은 35% 오르는데 그쳤다. 과거와 비교해 엔화가 약세인 점도 양국의 빵 가격 차이에 영향을 미쳤다. 더불어 한국은 제빵사가 만드는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등 프랜차이즈 위주인 반면, 일본은 흔히 말하는 '공장빵' 비중이 높다. 여기에 더해 일본 국민 1인당 빵 소비량은 28.3㎏으로 한국 7.85㎏(추정치)보다 3배 이상 많다.

국내 빵 시장의 과점 구조도 문제로 지적된다. 국내 빵 시장은 개인 빵집보다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등 프랜차이즈가 대부분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반면, 일본은 야마자키를 비롯해 후지베이킹, 시키시마, 코베야 등 다수의 기업들이 빵 시장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

일본 오사카에 거주하는 김동효씨는 "아무리 유통구조가 달라도 일본에서 100엔대인 소금빵이 한국에서 3000원이나 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빵 가격이 비싸다고 하는데 막상 1000원짜리 공장빵은 성장하지 않고 있다"며 "한국 소비자는 '비싸도 맛있는 빵'을 원하지 가격만 싼 빵을 선호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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