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의존 큰 반도체 장비… 차세대 공정 기술로 도전장
파이낸셜뉴스
2025.09.01 18:32
수정 : 2025.09.03 14:29기사원문
오스 이응구 대표
원자층 증착·식각장비 개발·공급
대학 연구소·대기업 등과 협력도
정밀 식각 가능하지만 속도 느려
고속 열 스위칭 기술로 한계 극복
"올 매출 25억, 내년 100억 목표"
이응구 오스 대표(사진)는 1일 "5년 내 반도체 수요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글로벌 기업과 협력, 독자 진출 모두 열어두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2020년 창업한 오스는 원자층 증착·식각(ALD·ALE) 등 차세대 반도체 공정 장비를 개발·공급하는 기업이다. 대기업과 글로벌 장비사가 지배하는 시장에서 후발주자지만, 오스는 연구소와 대학을 중심으로 실적을 쌓으며 시장 벽을 두드리고 있다.
반도체 소자의 두께를 원자 단위로 다루는 증착·식각 공정은 기술 경쟁의 핵심이다. 기존 방식은 물리적 기상증착(PVD)과 화학적 기상증착(CVD)으로 분무기처럼 입자를 고르게 뿌리지만, 소자가 작아질수록 균일성을 확보하기 어려웠다.
ALD는 이를 극복한 기술이다. 표면에 원자층 단위로 물질을 쌓아 정밀도를 높인다. 그러나 치명적 단점은 느리다는 점이다. ALE도 마찬가지다. 표면에서 원자 한 층을 깎아내는 정밀 식각이 가능하지만, 공정 속도가 지나치게 느려 양산 적용이 쉽지 않다.
오스는 이 병목을 뚫기 위해 고속 열 스위칭 기술을 적용했다. 이 대표는 "기존 대비 6배 이상 빠른 ALE 장비를 구현해 분 단위로 공정을 끝낼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며 "분 단위 공정이 가능해지면 글로벌 파운드리도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오스의 제품군은 다양하다. 그중 캐니스터 쿨러는 ALD 공정의 핵심인 '프리커서(전구체)'를 안정적으로 기화시키는 장치다. 액체·고체 상태의 전구체를 일정한 온도로 제어해 기체로 공급하는데, 영하 10도 균일 온도 유지 및 저소음·저결로 시스템을 자체 개발해 반도체 라인에서도 쓸 수 있도록 했다. 극저온 식각 장비는 고대역폭메모리(HBM)·낸드플래시 같은 첨단 메모리 제조에 필요한 고종횡비(HAR) 공정을 지원한다.
오스는 성균관대·세종대·한양대 등 대학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KIST 등 출연연, SEMES·LG전자 등 기업과 공동개발·납품 실적을 쌓고 있다. 창업 5년 만에 시드·프리A 투자도 유치했다. 현재 직원은 10여명 가량이지만 스톡옵션과 빠른 승진 등을 두루 고려하며 인재 확보에도 나서는 모습이다.
목표는 유니콘이다. 성장 계획도 명확하다. 연구용·개념검증(PoC) 장비 매출을 기반으로 2025년 25억원을 기록하고, 2026년 양산 장비 진입 시 100억원 이상 확대한다는 목표다. 이 대표는 "ALD·ALE 기술은 ASML이 독점하듯 한국도 주도할 수 있다"며 "양산에 성공해 글로벌 무대에서 인정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jimnn@fnnews.com 신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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